새해 들어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던 증시에 우한 폐렴이 복병으로 등장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일단 우한 폐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오늘(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7포인트(0.19%) 오른 2,243.96을 가리켰습니다.
앞서 지난 20일 2,260선까지 치솟으며 2018년 10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다시 2,250선 아래로 밀려나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을 비롯한 대외 악재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합니다.
우한 폐렴은 중국 우한(武漢) 지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합니다.
최근 중국에서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까지 발생한 가운데 국내와 미국에서도 감염자가 나오면서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특수가 기대되던 면세점과 화장품, 의류 업종 등 중국 관련 소비주는 악재를 맞았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염병의 확산은 사람들의 외부 활동을 소극적으로 만들고 전반적인 소비 심리와 지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음식료·유통 등 중국 관련 소비재 업종이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더구나 코스피가 새해 들어 2% 가까이 급등한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 가격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증시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암초'를 만났다"면서 "단기 상승한 주가는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차익 실현의 빌미를 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우한 폐렴이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강재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의 확산에 따른 과도한 공포심은 경계해야 한다"며 "국내 감염자가 적고 사망자가 없다면 관련 주가 하락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크며, 오히려 이는 주식을 추가 매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결국 시장의 방향성은 향후 질병의 추가 확산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대훈 연구원은 "만약 추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2003년 세계 경제를 덮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공포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SK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8천437명이 발병하고 중국과 홍콩에서 650여명이 사망했던 사스 사태 당시 중국의 민간 소비 및 경제성장이 둔화했고 결과적으로 2003년 2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또 국내에서만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외국인 국내 방문자 규모가 2015년 5월 133만명에서 6월 75만명으로 급감하기도 했습니다.
임혜윤 KTB
그러면서 "향후 2∼3개월 내 우한 폐렴의 확산 여부에 따라 이번 사태가 일시적 변수에 그칠 것인지, 혹은 성장 둔화 및 위험자산 선호 약화가 현실화할 것인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