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재판은 시작됐는데 검사가 참고인을 불러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의 조서를 만들었다면,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최근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재판에서 재판부가 해당 판례를 언급한 바 있어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될지 주목됩니다.
박자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고향 후배 이 모 씨는 지난 2007년 서울 양재동 유통센터 파이시티 인허가 알선 대가로 파이시티 전 대표 A 씨에게 5억여 원을 받았다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 씨가 최 전 위원장에게 돈을 단순 전달했다고 봐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에서 유죄로 뒤집혔다가,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검찰이 2심 재판 하루 전에 A 씨를 불러 이 씨에게 불리한 조서를 쓰고 법정에서 증언한 게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배상원 / 대법원 공보연구관
- "검사가 재판 도중 수사기관으로서의 권한을 이용해 법정 밖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증거를 만드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해당 판례는 지난 19일 있었던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 재판에서 언급됐습니다.
「재판장은 "수사기관의 권한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유리한 증거를 만드는 것" 등의 해당 판례를 강조하며,
수사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기소한 검찰에게 "다음 기일 증거 제출 때 참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별도의 추가 혐의를 수사하던 중 얻은 진술 등은 문제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판부가 검찰이 정 교수 기소 후 확보한 진술을 무더기로 기각할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향후 재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jadooly@mbn.co.kr]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