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금산 분리 완화나 출자총액 제한 완화와 같은 우리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법안들도 잠자고 있습니다.
해법은 없을까요?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연말 임시국회의 핵심 상임위, 정무위는 공전을 거듭했습니다.
금산 분리나 출자총액 제한제의 타당성 논의가 첫 단추조차 끼지 못하는 상황.
은행법 개정안은 4%로 제한된 재벌의 은행 소유 한도를 10%로 늘리는 내용을,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40%로 규정된 출자총액 한도를 폐지하는 내용을 각각 담고 있습니다.
규제를 푼다면 43조 원에 이르는 재벌의 사내 유보금이 경제의 윤활유로 흘러들어 갈 것이냐에 대한 토론이 선행돼야 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정무위 회의장 문을 경계로 대치한 여야 간에 대화는 없습니다.
재벌의 은행 소유 한도 10%가 높다면 8%는 어떤지, 또 6%로 조정한다면 은행이 재벌의 사금고로 전락하는 위험을 막으면서도 산업자본을 금융자본으로 끌어낼 수는 있지 않은지, 대안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막무가내로 연내처리를 주장합니다.
임시국회 마감인 1월 8일과 비교하면 불과 1주일의 차이지만, 그만큼 먼저 처리해서 얻는 이점이 뭔지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민주당은 회의 자체를 원천 봉쇄합니다.
애초에 바람직한 대안을 찾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포기했습니다.
4%냐 10%냐, 또는 존치냐 폐지냐, 흑과 백, 모 아니면 도의 싸움이 있을 뿐 타협은 사라졌습니다.
경제위기의 한가운데에서 국회가 멈춰선 이유입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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