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뉴스, 오늘은 윤길환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뭔가요?
【 기자 】
오늘의 키워드는 '사딸라'입니다.
【 질문1 】
사딸라요? 이게 뭘 말하는 건가요?
【 대답1 】
사딸라는 4달러를 말하는 건데요.
드라마 야인시대 기억하실 겁니다.
김두한 역을 맡은 탤런트 김영철 씨가 미군과 가격을 흥정하면서 4달러를 고집하면서 발음을 저렇게 해 유행이 됐던 단어입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최근까지도 광고 등 각종 패러디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 한 번 볼까요?
▶ 인터뷰 : '사딸라' 관련 패러디 광고
- "햄버거 세트"
- "세트로 하시면 가격은…."
- "사딸라, 사딸라, 사딸라."
【 질문2 】
재미있는 패러디인데,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건가요?
【 대답2 】
올해 한국철도공사, 코레일 하반기 채용 시험에 이 사딸라라는 이름으로 지원한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원자가 쓴 자기소개서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데요.
"미군과 협상을 했는데 임금을 하루 1딸라 제시했다", "종로와 우미관 일대를 평정하면서 상인과 식구들을 보호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김두환이 된 것처럼 이렇게 허무맹랑한 글을 자소서에 올린 겁니다.
【 질문3 】
장난으로 올린 글 같은데, 이 지원자는 어떻게 됐나요?
【 대답3 】
놀랍게도, 이 사람은 당당히 서류 합격했습니다.
드라마 야인시대를 좋아해서 사딸라라는 이름을 썼는데, 말씀하신 대로 장난,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지원했다는데요.
김두환으로 빙의해 자소서를 쓰는 데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코레일 서류가 블라인드 전형인데 그동안 아무나 막 지원 하더라면서 정말 통과될진 몰라도 코레일에 경각심을 주자는 마음에 이렇게 썼는데 합격을 한 거죠.
【 질문4 】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데, 코레일 채용이 이렇게 허술한가요?
【 대답4 】
코레일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공 관련성과 학교 성적, 자격증, 경력 등을 계량화해 일부에게만 필기시험 응시 기회를 줬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한 뒤엔 자소서 분량을 400바이트, 즉 한글 200자 미만으로 쓴 사람만 걸러냈습니다.
중복 지원자도 걸러냈다고는 하지만 그 외 지원자 전원에게 필기 응시의 기회를 준 거죠.
【 질문5 】
그러면, 사딸라라는 이름을 쓴 지원자는 최종 합격이 될 수 있는 겁니까?
【 대답5 】
물론 이 사람은 필기 응시 기회만 얻을 수 있고, 실제 응시는 하지 못합니다.
필기 시험장에서 서류와 신분증을 대조하고 나서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장난으로 서류를 내도 걸러낼 장치가 없다는 건데요.
서류전형에 실명 인증 절차가 없다 보니, 사딸라말고도 올해 상반기엔 일본 만화 캐릭터인 오로치마루나 애국가, 심지어 가나다라마바사로 이름을 쓴 지원자도 있었습니다.
【 질문6 】
이에 대해 코레일 측에선 뭐라고 해명했나요?
【 답변6 】
오늘 국회 국토교통위윈회 국감에서 이 문제가 지적돼 코레일 사장의 해명이 있었는데요.
자소서 검토는 2차 필기시험에서 합격한 응시자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다른 정상 응시생에게 가는 피해는 없다는 내용입니다.
코레일 사장의 해명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손병석 / 한국철도공사 사장
- "어차피 2차에서 걸러지긴 하겠지만 그런데 문제는 이런 걸 통해서 코레일의 채용절차가 희화화되거나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코레일은 내년부터 휴대전화 등을 통해 실명인증 절차를 도입하고, 장난 지원자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앵커멘트 】
뒷북 대응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지만, 젊은이들의 소중한 취직이 걸린 문제인 만큼 논란 없는 철저한 절차 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윤길환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