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주화 인사 '난민' 첫 인정

【 앵커멘트 】
한국에 체류 중인 중국 민주화 인사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안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우리나라는 인종이나 종교, 민족, 정치적 의견 때문에 탄압을 받아 자국에서 살 수 없는 외국인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민을 가장한 불법체류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2,101명 중 고작 95명만이 난민으로 인정됐을 뿐입니다.

특히 중국인은 315명 중에서 단 한 사람도 난민으로 인정받은 경우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이 중국인 5명을 난민으로 처음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놨습니다.

모두 중국공산당 일당 체제에 반대하는 단체에 가입해 천안문 사태 규탄 시위에 참가하거나 중국 민주화에 대한 글을 홈페이지에 올리는 활동을 한 사람들과 그 가족들입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중국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사형수의 장기 밀매 실태를 영국 BBC에 알린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법무부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민주화 운동을 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난민은 자국에서 한 활동을 입증하기 곤란하고, 이들이 가입한 단체의 인사가 중국에서 투옥된 점, 국내에서 한 활동으로 중국으로 강제송환되면 탄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법무부의 결정을 뒤집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취업하거나 교육을 받는 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mbn뉴스 안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