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세계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10월 무역수지 흑자 전환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연간 무역수지 적자도 정부 예상치인 6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세계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수출 제품의 가격 상승에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수출에서 석유제품이나 원자재 가공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고, 이들 품목은 유가 상승으로 수출 단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다시 말해 수출 물량은 크게 늘지 않고 있는데, 수출 제품의 가격만 올랐다는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이근태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단가상승 요인이 10%를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수출 물량 증가율이 한자리대로 둔화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특히 선진국 경기 둔화가 개발도상국에 영향을 미치면서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는 수출물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 인터뷰 : 이두원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일단 침체가 시작되면 2분기에서 3분기 이상 지속하고, 그리고 나서도 1년 정도는 경기 둔화가 있고 나서 회복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정부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4분기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던 지식경제부는 장·차관들이 직접 기업인들을 만나며 수입자제와 수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윤호 / 지식경제부 장관(지난 9일)
-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10월에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게 여러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10월들어 지금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벌써 3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가격 상승에 대비해 업체들이 미리 주문해 놓은 철강과 제지의 수입 물량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에 10월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스탠딩 : 김형오 / 기자
- "4분기 전체적으로는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수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국내 내수침체와 환율상승으로 수입이 급감하기 때문에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어서 마냥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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