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오는 2월 초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개별 상장사에 대해 주주권 행사 방향을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민간 전문가 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최종 주주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진보 성향 위원들이 다수여서 국민연금에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1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자책임전문위에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여부와 행사 범위를 검토해 보고하도록 결정했다"며 "전문위 논의 결과를 토대로 기금운용위원회는 주주권 행사 이행 여부와 주주활동 범위를 2월 초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해는 국민연금이 수탁자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첫해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논의가 수탁자 책임 이행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기금의 장기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 지분 7.34%를 보유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28.93%)와 국내 사모펀드 KCGI(10.71%)에 이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주총회는 오는 3월 열린다. 사내이사 해임 등 주주 제안을 하려면 주총일 6주 전까지 의사결정이
수탁자책임전문위는 기존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자문기구인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주주 제안이나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경영 참여형 주주권 행사를 자문하는 역할이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