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경은 "레인보우는 해체한 게 아니기 때문에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제공|나무엑터스 |
(인터뷰②에 이어) 현 시점, 김재경은 팀 아닌 배우 김재경으로 활동 중이지만 그는 외롭지 않다. 심적으로 언제나 레인보우 멤버들과 함께이기 때문이다.
레인보우는 업계 통념상의 ‘성공’에는 미치지 못한 그룹이지만 멤버들끼리는 유난히 돈독한 우애를 자랑했다. 때문에 전 소속사와의 계약 만료 후 뿔뿔이 흩어진 데 대해서는 안타까움 한편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다.
외부의 시선으로는 레인보우가 와해된 듯 하지만 김재경은 “우리는 전혀 속상하지 않았다”며 눈을 말똥말똥 떴다.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우리는 전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입으로 해체라는 단어를 꺼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죠. 단지 우리의 활동이 계약이라는 프레임 안에 있었고, 그 계약이 만료된 것 뿐이에요. 계약이 끝났다고 레인보우가 끝나는 건 아니거든요. 지금은 사람들이 우리를 잊지 않게 각자 열심히 일해보자는 마음이죠.”
데뷔 9주년 기념 모임 사진으로 더욱 화제가 된, 레인보우 멤버들간 빛나는 우정에 대해서도 미소를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우린 서로가 서로에게 되게 많이 의지하는 것 같아요. 힘이 되고, 기댈 수 있기 때문에, 기쁠 때도 힘들 때도 슬플 때도 먼저 떠오르는 존재죠. 늘 달려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한 사람들이고요. 특히 우리는 늘 꿈꾸고 목표했던 걸 이뤄오기만 한 게 아니고, 함께 좌절도 해보고 도전도 해봤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다 간파하고 아는 것 같아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이, 너무 소중한 존재죠. 제 인생에서 그들을 빼놓고 이야기하려면 할 얘기가 정말 없어지는 것 같아요.”
↑ 여전히 우정으로 똘똘 뭉친 레인보우. 사진|김재경 인스타그램 |
“연습생 때, 매니저나 선생님들이 ‘이 바닥 10년 버티면 쭉 가는 거야’ 말씀하시곤 했는데, 우리끼리 모였을 때 얘기했죠. 올해 우리가 10년차인데, 해냈다고. 평생 (연예계에서 일하며) 먹고 살 수 있겠다, 고생했다고요. 내가 좋아하던 단골 카페도 1년 뒤면 사라져있는 게 현실인데, 한 분야에서 10년을 버텼다는 게 우리 스스로 굉장히 대견했어요.”
20대 초반 연예계에 발을 들였지만 연기자로서는 아직 초년병인 김재경.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상태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은 없을까. 노파심에 물었지만 김재경은 빙긋 웃으며 “전혀 없다”고 답했다.
“연기는 우리네 삶을 TV 드라마나 영화로 보여주는 거잖아요. 우리 삶에 젊고 예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니까. 나이 들면 나이 든 배역 하면 되는 거고요. 나이 드는 건 또 그대로 기대되고, 그 때 내가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메릴 스트립을 좋아하는데,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인데도 너무 사랑스러운 거죠. 또 나문희 선생님도 너무 사랑스러운 부분이 많으시죠. 저도 나이 들어도 그런 모습이고 싶어요.”
‘언젠가’에 대한 바람도 있지만, 김재경은 현재의 자신에 대해서도 충분히 만족해했다. “한 해 한 해 너무 알차게 보냈고, 그런 하루하루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된 것 같아요. 가끔씩 누군가는 연기를 빨리 시작하지 그랬냐고도 하는데, 저에게 그 시기가 없었으면 지금의 저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다가올 10년에 대한 기대와 포부도 전했다. 그는 “현재의 나처럼, 지금의 나처럼 살고 싶다. 끊임없이 설레고 재미를 느끼며 살고 싶고, 향후 10년이 더해진다면, 김재경이라는 사람의 영향력이 더해져서, 더 좋은 영향력을 주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10년을 더 쌓으면 그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까요?(웃음) 저도 대중에게 받은 게 많아서 보답은 해야겠는데, 그때쯤 되면 보답의 사이즈가 더 커져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요. 배우로서는, 다음이 늘 기대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할 거고요.”
↑ 데뷔 10주년을 앞둔 김재경은 "나의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공|나무엑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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