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는 자회사인 CJ CGV 베트남홀딩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일정을 철회한다고 6일 공시했다. CJ CGV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행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했다"며 "공동 대표주간회사(신한금융투자·한화투자증권)와 공동주간사의 동의로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CJ CGV 베트남홀딩스는 베트남 전역에서 극장운영 및 영화배급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CJ CGV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CJ CGV 베트남은 앞서 해외 특수목적회사(SPC)이자 국내 첫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 상장 사례라는 점에서 한 차례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버진아일랜드가 생소한 지역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조치였다.
당초 희망 공모가 밴드 1만8900∼2만3100원 상단을 기준으로 132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희망 공모가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최대 3361억원이었다. 총공모물량(571만4285주)의 80%(457만1428주)를 기관투자가 몫으로 배정했다. 그러나 최근 침체된 시장 분위기로 인해 수요예측이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이틀간 진행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상당수 물량이 희망가 하단 이하로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부터 공식적으로 상장 철회를 밝힌 곳은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아시아신탁 등을 포함한 6곳에 달한다. 대다수 기업들이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증시 입성을 앞두고 수요예측 과정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어 공모 철회를 단행했다.
지난 2일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중견기업인 전자부품업체 드림텍은 "변동성이 극심한 현 증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기업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상장을 자진 철회하고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그 밖에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OEM·ODM 회사인 노바렉스와 폴리우레탄 합성피혁·부직포 제조회사인 디케이앤디 등은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공모 규모를 축소했다.
앞서 지난 9월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작업을 중단하고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IPO 중단 이유에 대해 "현재 고려 중인 투자나 기업 인수·합병(M&A) 검토 등이 IPO 진행 중에는 추진하기 어려워 경영 전략상 순서를 옮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게임개발, 지식재산권(IP) 기업 M&A 등의 과제에 좀 더 집중하고, 사업 재정비가 마무리되면 내년에 상장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HDC현대산업개발 계열사인 부동산관리회사 HDC아이서비스도 최종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여건으로 잔여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상장 철회는 특히 공모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을 도전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은 탓이다. 게다가 코스닥은 코스닥벤처펀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 규모가 1000억원이 넘는 중대형급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예측 단계에서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을 받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