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대 매출의 요식업계 꽃미남 셰프 서현명. 제공|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
“전 옥탑방 살고 차도 경차 타고 다녀요.”
억대 매출의 요식업계 꽃미남 셰프로 알려진 서현명(37). 이 남자의 실상은 반전에 반전이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찢어진 블랙진에 캐주얼한 카디건을 입고 나타났다. 서른 중반을 넘긴 나이치곤 꽤 동안이었다. 아직도 소년같은 이미지에 차분한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부드러운 외모와 달리 다양한 인생경험을 가진 에너지 넘치는 남자였다. 세상이 너무도 재미있는 곳이라 여기는 유쾌한 모험가 같달까.
최근 그는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라라랜드’에서 필리핀 최초의 한국인 앵커이자 사업가인 그레이스 리 맞선남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레이스 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사람은 처음 봤다. 너무 멋진 사람 같다”며 한국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서현명은 방송 이후를 묻는 질문에 “다들 언제 결혼하냐고들 묻는다”며 일단 너스레를 떨었다. 그리곤 “멋진 여성이지만 녹화 후 연결되지 않았다. 사람 일은 모르지만 연락이 온다면 좋은 친구로 지낼 순 있을 것”이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방송 후 서현명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필리핀 아키노 대통령과 썸을 탔던 매력녀 그레이스리의 소개팅 상대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엄청난 스펙을 가진 훈남이 아니겠냐는 궁금증으로 이어졌다. 아니나 다를까, 방송 다음 날 ‘연매출 억대 셰프’ ‘원조 요섹남’ 같은 제목이 달린 기사들이 포털사이트를 장식했다.
그러나 서현명은 이같은 얘기에 손사래를 쳤다. “이런 돈을 평생 만져볼까 싶을 정도로 많이 벌기도 했지만, 부모님 드리고 직원들 월급주고 나면 제 통장잔고는 마이너스”라며 엄살을 떨었다.
“저는 집도 옥탑방이고 차도 경차예요. 그런 것들이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거든요. 한달에 카드값이 30만원 정도 나와요. 돈 쓸 곳도 별로 없죠. 집에서 삼시세끼 다 해먹고 옷도 거의 안 사요. 그래도 지금 저는 너무너무 행복해요.”
그러면서 핸드폰 문자로 전송된 최근 몇 달간의 카드내역을 보여줬다. 그는 자신을 “집돌이”라고 했다. “집에서 무슨 할 일이 그렇게 많냐”고 하자 “피아노도 쳐야죠, 밥도 해먹어야죠, 할 게 너무너무 많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의 직함은 ‘집돌이’와는 180도 다르다. 스물 일곱살 때 요식업에 뛰어든 후 이구삼동 오너셰프, 키세키 오너셰프, 야바이 오너셰프 등을 거쳐 현재 와이즈푸드 컴퍼니의 대표를 맡고 있다. 그가 직영하는 가게만 해도 줄잡아 전국 20여곳이 넘는다.
↑ 서현명은 예능프로그램 ‘라라랜드’에서 필리핀 최초의 한국인 앵커 그레이스 리의 맞선남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제공|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
“우연히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처음엔 설거지나 허드렛일을 했죠. 그러다 요리사가 바쁘면 간단한 음식도 만들게 되고, 제법 한단 소리도 듣게 된 거죠. 제 딴에는 ‘어, 이 분야로 나가면 빛을 보겠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무작정 한국으로 와 홍대 인근 부동산을 기웃거리다 보증금 싸게 해주겠단 말에 혹해서 덜컥 창업하게 됐죠.(웃음)”
혼자 시작한 창업, 그러나 오픈과 동시에 문전성시였다. “잘 생긴 남자가 요리까지 잘 한다”는 입소문이 대학가에 퍼지면서 날마다 손님으로 북적였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실패 없이 단박에 대박가게 오너가 된 그는, 이후 가게를 하나 둘씩 늘여갔다.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는 건, 정말 열심히 했단 거예요. 처음엔 아르바이트도 없이 주방부터 서빙까지 모두 도맡아 했죠. 저는 어디 강의 가서 ‘투잡으로 가게 해보려 한다’는 사람들 만나면 다그치면서 얘기해요. 두 마리 토끼 잡는 게 힘들다고요. 올인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게 이 일이에요.”
요식업계에선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그는 탄탄대로 인생을 뒤로 하고 박진감 넘치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몸이 열 두개라도 모자랄, 하는 일이 다양하고 많다.
광운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인 그는 고교 시절 SBS 공채 탤런트에 합격했고, 당시 몇 편의 드라마에 조연급으로 출연한 이력이 있다. 송혜교와 한 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다는 그는, 90년대 후반 래퍼로도 아주 잠깐 활동했다며 쑥쓰럽게 털어놨다.
↑ 최근 소속사에 둥지를 튼 서현명은 “준비된 종합예술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제공|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 |
그래서 요식업계에서 승승장구 하면서도 다양한 채널에서 방송인으로 활약해왔다. 요리 관련 예능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케이블 음악채널에서 1년간 MC를 했다. 지난해는 연예정보 채널에서 한 코너를 맡아 연예소식을 전했다.
또, 식당 운영과 함께 전국을 다니며 청년 창업 컨설턴트로 재능 기부도 한다. 지난해는 저녁 시간이 남아 대리운전을 1년간 하기도 했단다. 지금은 내년 초에 출간할 레시피 책도 쓰고 있다. 삶 자체가 다이내믹, 블록버스터급이다.
“이른 나이에 일을 시작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살았더라고요. 돈이 뭐라고... 돈 벌겠다고 진짜 제가 하고 싶던 일들을 잃어가는 걸 발견했죠. 고교 시절부터 미디어쪽 일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후회가 너무 되는 거예요. 이렇게 살다 보면 40대가 되면 또 후회할 것 같았죠. 더 늦기 전에 제 꿈을 펼쳐보려고요.”
본격 꿈을 위해 이상민, 김효진, 이지애 등이 소속된 디모스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다. 서현명은 “더 늦기 전에 꿈을 위해 원 없이 해보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요리사나 요식업 이미지가 커서 이질적이거나 생뚱맞아 보일 수 있다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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