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대치동·도곡동·반포동 등 '8학군' 주변 아파트의 경우, 원래부터 대출이 봉쇄돼 달라질 게 별로 없다. 그러나 공시가격 9억원 이하(실거래가 13억~15억원 이하)의 강북권 '교육 1번지' 지역인 상계동·중계동을 비롯해 경기권에서 학군이 좋은 분당과 일산 지역 등의 거래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지방에서 서울·수도권 주택을 교육·근무 목적으로 구입할 경우엔 특별한 제재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지방 자산가들의 원정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시장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일단 시장에선 기존 흐름을 뒤바꿀 만큼 큰 파급 효과가 나타나진 않을 전망이다. 학군과 직장 등을 고려한 다주택 수요자들은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전에 대부분 거래를 마쳤고 대책 발표 후 이미 거래량이 급감하는 등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이사철이 거의 끝난 상황이고 9·13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당시 정부가 공시지가 9억원 초과 투기과열지구 주택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추가 대출을 막아놔 서울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내용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실제 교육 수요가 몰려 있는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 일대, 양천구 목동 학원가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는 매매가가 15억~20억원을 넘어 기존 대책 발표에서도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된 곳이다.
이번 개정안이 영향을 주는 지역은 9억원 이하 교육 주택 수요가 몰려 있는 강북 상계동, 중계동 일대와 경기도 분당, 일산 대화동 학원가 등 우수 학군 지역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교육 목적이라면 굳이 기존 주택을 팔지 않고도 전세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9·13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 지역에선 전세대출 규제도 대폭 강화됐다. 기존 수도권 거주자들이 자녀 교육 목적 주택 구입 시 추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한 만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겨 이들 지역에서 거래가 더 줄고 호가가 빠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실거래가 시스템에 의하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아파트(전용 58㎡)는 최근 5억~5억5000만원대에 실거래가 이뤄지며 두 달여 만에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다수의 중·고등학교가 몰려 있는 성남시 분당구에도 6억~8억원대 아파트 매물이 즐비해 해당 규제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수도권 내 1주택 추가 구매 원천 봉쇄 조치에서 지방의 원정 주택 구매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하면서 지방에서 서울로 '똘똘한 한 채'를 구입하려는 수요를 더 자극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실제 9·13 부동산 종합대책 직전인 지난 8월 지방에서 서울의 집을 구매하는 수요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감정원의 '주택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외지인(관할 시도 외)이 산 서울 주택은 2
서울은 거주자 순유출이 지속되면서 인구수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지만, 서울로 상경하는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이승윤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