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투자 부동산경제연구소 김준영 대표(사진 오른쪽)와 김지은 이사 [사진 = 이미연 기자] |
규제는 단기적으로는 반짝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게 이유다.
8.27 부동산 대책에서 부산 일부 지역과 대구가 빠지자 일부 호사가들은 "이 지역들이 유력 정치인들의 지역구이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 아니냐"라는 뒷말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참가자들의 판단은 달랐다.
8월 마지막 날 대구에서 만난 더투자 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준영 대표와 김지은 이사는 "이 지역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라 정부가 이들 지역을 포함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최근 시장 과열 현상의 중요 요인 중 하나를 '공급'이라고 집었다.
◆직장인 스터디로 시작, 연구소로 본격 행보 나서
20여년간 시장참여자로 전국 부동산시장을 구석구석 바라보고 분석해온 이들은 각자 직장인 신분으로 생업에 종사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따라다닌 시장관찰자이기도 하다. 특히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해오던 김 대표는 아예 부동산연구소를 통해 좀 더 본격적으로 시장을 해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하고픈 일에 좀 더 매진해야 할 때라는 판단이다.
이들의 행보는 연구소를 세우기 전부터 꾸준했다. 스터디 모임에서 발전한 오프라인 강연(보통 300~400여명 참석)을 해온데 이어 최근에는 시간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보고자 온라인 강의를 계획한 것.
단순하게 미리 찍어둔 영상을 올리는 방식인가 했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이 시도됐다. 실시간 텍스트 설명과 시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그래프, 오프라인 강연의 일부분을 엮어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컴퓨터는 물론 모바일로도 강연을 들을 수 있게 기획한 것이다. 강연 주제는 올해 대구 부동산 시장 흐름과 분양권 시장 시황에 국한했다.
지난달 8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된 이 유료 강연에는 200여명 넘는 인원이 동시접속했으며, 강연 후 이어진 Q&A는 그날 자정을 넘길 정도로 뜨거웠다.
이들은 현재의 대구 부동산 시장을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지난 상승기 초반부터 시장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고 서두를 꺼냈다.
대구는 지난 2010년 가을부터 상승해 2015년 10월에 1차로 가격상승이 멈췄다가 다시 분양권과 신축주택, 재건축 위주로 재상승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초과공급된 상태에서 분양권과 신축이 상승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은 이사는 "도시 전체 공급물량은 충분했지만 도심 공급이 충분치 않아 수성구를 중심으로 도심 분양권 가격이 확연히 상승하는 양극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주택 노후화와 에코세대들의 신축 선호현상이 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도심 분양권과 신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8.27 부동산 대책 등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서울은 가격상승이라는 불이 전방위적으로 붙었는데 특정 지역에만 소방차를 보내 불을 끄려는 정책이다. 금방 불이 잡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른 지역으로 계속 번져가서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는 시기가 지났다. 공급외에는 답이 없다. 비가 오듯이 충분한 공급만이 시장을 서서히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루뭉술한 시장 예측이 아닌 지난 35년간의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그래프화해 펼쳐놓고 분석하는 이들은 "공급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공급 외에는 모든 것을 변수로 계산해야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서울 시장은 하락기 공급량이 평균 공급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올해와 내년 공급은 이미 부족하다"고 진단한 김 대표는 "시장에는 이미 추가 수요가 나오기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규모 공급이 될 수 있는 택지가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전까지는 국지적으로 계속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소의 향방에 대해 묻자 "평범한 직장인들이 부동산 스터디를 통해 재테크로 진화한 모임이다. 이 경험을 모든 평범한 직장인들과 나누는 것이 목적"이라며 "강연 준비와 현장 강연, 스터디 모임을 진행하는 틈틈히 책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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