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도시에서 30일(현지시간)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가 다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될 예정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30일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해안의 대도시에서부터 중서부 내륙 도시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서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Families Belong Together)라는 구호 아래 600여 개의 크고 작은 집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일부 시위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무브온 등 시민단체 주도로 개최되지만 적지 않은 지역에서는 그간 사회 이슈에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이들이 자발적으로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는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전업주부들이 처음으로 시위에 나섰습니다.
케이트 샤라프는 "나는 급진주자도, 행동주의자도 아니다"라며 "나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지경에 왔다"고 말했습니다.
불법 이민자의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것이 비인도적이라는 각계의 비난이 쇄도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 정책의 철회를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서로 떨어져 지내고 있는 불법 이민자 가족들의 향후 처우 문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초부터 불법 이민자 전원을 기소하는 무관용 정책을 집행하면서 현재 2천여 명의 이민자 아동이 부모와 격리돼 수용돼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자와 자녀들이 구금시설에서 같이 지낼 수 있도록 하되 미성년자 구금 기간은 과거보다 연장하는 방침을 시사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29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정부는 가족을 서로 떼어 놓는 대신 이민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함께 구금할 것"이라며 "이 이슈와 관련해 '플로레스 합의'가 수정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플로레스 합의(Flores Agreement)'란 출입국 당국이 불법 입국자의 미성년 자녀를 20일 이상 구금하지 못하도록 한 1997년 연방법원의 결정을 가리킵니다.
이 같은 언급은 부모들을 석방하지 않고 아동·청소년 보호시설에 있던 자녀들을 구금시설로 보
그러나 이 방법은 기존 연방법원의 결정과 배치되는 데다, 아동을 장기간 구금시설에 가둬야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불법 입국자에 대한 이민행정 및 사법 절차가 수개월에 걸쳐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