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 평소 갈등 빚던 이웃 트랙터로 들이 받아…"고의 사고" 주장

평소 갈등을 빚던 이웃이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생명에 위협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남 함안경찰서는 A(56)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14일 오후 6시 50분께 경남 함안군의 한 농로에서 자신이 몰던 트랙터로 B(65) 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사고로 B 씨는 중상을 당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나기 얼마 전 B 씨가 농로에 오토바이를 세워둔 채 치우지 않자 트랙터를 몰던 A 씨와 승강이를 벌였습니다.


당시 A 씨는 B 씨에게 출신 지역을 거론하며 'XX 죽여버린다'고 지역감정이 섞인 폭언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A 씨가 평소 사이가 나쁜 B 씨에게 고의로 사고를 냈다며 이는 살인미수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입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사고가 나기 전 A 씨가 술에 취해 트랙터를 몰았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 음주측정도 하지 않고 몇 마디 묻는 데 그쳤으며 현장 사진은 전혀 찍지 않는 등 초동수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술을 마신 것은 확인했으나 현행법상 트랙터는 음주측정 대상이 아니라 현장 측정만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현장 사진 등 필요한 조처는 모두 취해 절차에 따라 수사하고 있지만, 수사 진행 상황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릴 수 없어 생긴 오해라고 덧붙였습니다.

B 씨는 농로에 서 있다가 뒤에서 갑자기 트랙터가 덮치는 바람에 누가 어떻게 사고를 냈는지 모른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진술했습니다.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라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아무런 기억이 없다고 경찰에 말하고 있습니다.

애초 경찰 교통조사계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고의 교통사고라는 피해자 가족 주장이 제기되자 형사팀도 나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고의성이 입증되면 특수상해 등 혐의를 추가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목격자도 없고 가해자·피해자 진술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기 힘들어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B 씨 가족들은 사고가 난 뒤 '지역감정에 의한 살인미수…제발 좀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