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객원기자] ‘장충남매’ 우리카드와 GS칼텍스의 팬이라면 현재 순위에 조금 억울함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12일까지 진행된 3라운드 현재 우리카드는 승점 14점(5승 9패)으로 남자부 6위, GS는 승점 11점(5승 7패)으로 하위권에 쳐져있다. 남매의 바로 위에는 남자부 5위 한국전력이 승점 21점(6승 9패), 여자부 4위 KGC인삼공사가 승점 16점(5승 7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숫자들을 살펴보면 유독 눈에 띄는 것들이 있다. 승패 차이는 고작 1승이거나 없기까지 한데도 불구하고 승점 차이는 무려 7점, 5점으로 벌어져있기 때문. 현 상황에서는 장충남매가 한국전력, 인삼공사에 1승씩을 더 얻어내더라도 순위를 뒤집을 수 없다. 심지어 GS의 경우 최하위 흥국생명에 비해 2승이나 더 거뒀는데도 불구하고 승점이 같은 상황이다(흥국생명 승점 11점 3승 9패). 남매는 13일 함께 6승에 도전하는데, 두 팀 모두 셧아웃으로 쾌승한다고 해도 각각 승점 17점, 14점으로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
↑ 차등승점제는 승률이 아닌 승점으로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사진=도드람 2017-2018 V-리그 대회 요강 |
국제배구연맹(FIVB)은 무기력한 패배로 끝나는 경기를 줄여 팬들에게 박진감을 선사하고자 2011년 7월부터 기존 룰을 개정해 차등승점제를 도입했다. V-리그 역시 곧바로 제도를 받아들여 2011-2012 시즌부터 차등승점제를 실시했다. 제도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많은 팀들은 크게 지고 있더라도 승점 1점을 위해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풀세트 접전과 역전의 명승부가 쏟아졌다.
하지만 올 시즌 장충남매는 이 제도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13일 3라운드 현재 14경기에서 5승 9패를 거두고 있다. 이 중 승점 3점을 온전히 획득한 경기는 고작 3경기에 불과하며, 승점을 한 점도 따내지 못한 경기는 8경기나 된다. GS는 한술 더 떴다. 12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한 경기는 겨우 한 경기. 나머지 4승은 모조리 풀세트 승리였으며 패배한 7경기에서는 단 1점의 승점도 거두지 못했다. 최하위 흥국생명이 9패를 당하는 와중에도 승점 3점을 따낸 것과 크게 대조된다.
↑ 우리카드와 GS칼텍스는 올 시즌 이와 같은 차등승점제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장충남매를 지켜보는 팬들이라면 이런 비효율에 갑갑함을 느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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