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대통령 정무수석이 4일 롯데·GS홈쇼핑 등 기업들에게 한국e스포츠협회에 수억 원씩 후원하도록 한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지난달 24일 '롯데홈쇼핑 뇌물'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GS홈쇼핑의 1억원대 기부금에 관여한 혐의 등이 추가로 포착된 상황이어서 전 수석에 대한 영장 재청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이날 오후 2시 전 전 수석을 불러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회장 시절 롯데·GS홈쇼핑 등 기업들의 기부 및 후원에 관여했는지, 정무수석 재임 당시 기획재정부의 e스포츠협회 예산 배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홈쇼핑 방송 재승인 인가를 앞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e스포츠협회에 3억 원대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뇌물수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홈쇼핑 방송 재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국회의원이던 그가 롯데홈쇼핑을 봐주는 대가로 거액의 후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2013년 GS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1억5000만 원을 기부하는 데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 해 국정감사에 앞서 당시 의원이던 그가 "GS홈쇼핑의 소비자 피해 보상 건수가 다른 곳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하자 GS홈쇼핑이 이를 덮는 대가로 기부금을 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GS홈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한 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GS홈쇼핑 기부금은 앞서 전 전 수석의 옛 비서관인 윤문용씨 등이 롯데홈쇼핑 후원금을 '자금세탁' 한 방식과 유사하게 e스포츠협회에서 빠져나갔다. 윤씨 등은 롯데홈쇼핑 후원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외부 용역업체와 가장 거래하는 수법으로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10일 구속됐다. 이
이와 함께 전 전 수석은 정무수석 재임 시절인 지난 7월 e스포츠협회 간부들과 만나 예산에 대한 보고를 받고선 기재부에 연락해 e스포츠협회에 예산 20억 원을 배정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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