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두한 대항병원 대표원장. [사진 = 한경우 기자] |
드문 병도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20만건 내외의 치질 수술이 시행된다. 건수 기준으로 백내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치질 수술을 받은 환자는 대부분 수술 후 몇주동안 고통스런 생활을 하게 된다. 대변을 볼 때마다 수술 부위에 압력이 가해지면서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치질 환자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치핵은 세 가지 치질 증상 중 수술 후 환자가 가장 심한 고통을 느낀다. 2일 서울 서초구 대장항문전문병원인 대항병원에서 만난 이두한(61) 대표원장은 "병변이 커지기 전 치료를 받는 게 수술 후 통증을 그나마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는 "치핵은 (고무로 만든) 풍선을 생각하면 된다"며 "항문에 강한 압력이 자주 가해지면서 조직이 늘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변비로 인해 딱딱한 대변을 보거나 화장실에 앉아서 힘을 주는 시간이 길어지는 데서 비롯된다. 치료는 늘어진 병변을 잘라내는 수술로 이뤄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 치료로도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은 "(약물 치료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다"며 "한 번 늘어진 풍선을 다시 탱탱하게 만들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약물치료는 항문 내부가 더 늘어지지 않도록 할 뿐이다.
약물치료보다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고무밴드결찰술, 경화요법, 전기(레이저)소작술 등이 있다. 고무밴드결찰술은 병변을 묶어 자연스럽게 조직이 떨어지도록 한다. 경화요법은 주사제를 투여해 병변을 굳도록 한다. 전기소작술은 병변을 태우는 시술이다. 치료 후 통증은 수술보다 적지만 병변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어렵다. 때문에 사후 관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수술을 받아야 할 상태로 병이 악화될 수 있다고 이 원장은 우려했다.
결국 수술을 피하기 쉽지 않다. 다행히 최근엔 수술 후 통증을 줄이는 수술법이 생겼다. 이 원장은 "최소한의 조직만 침습(수술용 칼로 살을 자르는 행위)하고 내부의 병변 조직만 제거한 뒤 남은 표면을 누르는 게 그것"이라며 "대변으로부터 압력을 받는 상처 면적이 줄기 때문에 병변을 모두 잘라내는 방식보다 통증이 적다"고 설명했다.
칼을 대는 면적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병변 크기가 작을 때 미리 수술받는 것이다. 초기에 병을 진단받아야 가능하다. 이 원장은 "가끔 혈변을 보거나 항문이 부었다는 느낌이 들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며 "몸 상태가 좋아지면 증상이 사라지지만 이는 병이 나은 게 아니라 숨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항문 주위에 염증이 생기는 농양, 염증이 괄약근 주위까지 파고 들어가는 치루, 항문 내부에 생긴 상처 때문에 항문 모양이 변하는 치열 등은 치핵보다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고 통증도 적다. 농양·치루은 고름·고름관을 제거하면 된다. 치열 수술은 내부의 상처가 아물면서 좁아진 항문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이 원장은 말했다.
■ 이두한 원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외과에서 수련한 뒤 지난 1990년 대항병원을 개원했다. 개원의가 된 뒤에도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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