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최대 송전업체 온코(Oncor)를 놓고 억만장자들의 정면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애초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가 온코를 인수하기로 했지만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폴 싱어가 경쟁자로 가세했기 때문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코 모회사 에너지퓨처홀딩스의 주채권자인 엘리엇이 버크셔가 제안한 조건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인수 경쟁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입찰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대 채권자로서 버핏의 인수에 제동을 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버핏이 더 좋은 조건을 들고오지 않는 한 두 사람의 격돌은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는 파산 위기에 있는 온코를 인수하는 데 현금 90억 달러(10조 3500억원)를 지급하기로 제시한 상태다.
버핏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이번 인수는 전기·수도 같은 유틸리티 업종에 애정을 보여왔던 버핏에게 10년 전의 '실패'를 설욕한다는 의미도 있다. 버핏은 지난 2007년 에너지퓨처 회사채를 대규모로 사들였다가 10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매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어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 사례를 보면 엘리엇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벌이기로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자 자신이 사들인 국채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내놓으라며 소송을 벌인 바 있으며, 지난해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한편 지난 2014년 파산보호를 신청한 에너지퓨처는 100억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엘리엇은 부채의 3분의 1가량인 29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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