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문복은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음악적으로도 성장했다. 제공| 오앤오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문복아, 췍길만 걷자.' 장문복(22)이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 참가한다는 소식에 온라인 게시판에는 그를 응원하는 글이 넘쳤다. '췍길'은 장문복이 지난 2010년 '슈퍼스타K2'에 출연해 유행어가 된 '췍'에 '프로듀스101' 전 시즌을 통해 데뷔한 아이오아이(I.O.I)의 '꽃길'을 합한 단어다. 장문복은 11인의 데뷔팀 워너원(WANNA ONE) 멤버가 되지 못했지만, 성원만큼이나 '췍길'을 걷고 있다.
"'프로듀스101 시즌2'가 끝나서 후련하지만, 또 섭섭한 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요. 생방송 결승 무대를 지켜보면서 '나도 저 자리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20인 합동 무대가 끝난 뒤에는 뭉클해서 눈물도 났어요. 친구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했고, 힘들어했는지 아니까요."
방송 초반 남성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장문복은 2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등급 평가에서 최하위 F조로 편성됐고, 순위는 점차 하락했다. 아이돌 그룹 데뷔를 준비하던 친구들과 기량 차이가 난 것이 그대로 순위에 반영된 것이다.
"나야 나' 안무를 3일 동안 익혀야 했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마지막 무대를 앞두고서는 이틀 만에 동선이나 안무를 외웠어요. 출연하는 동안 실력이 늘었다고 느꼈죠. 처음에는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싶었지만, 고맙게도 저에게 다가오는 친구들이 많아서 동료들이 생겼습니다."
연습생들이 흔하게 거치는 합숙 생활도 장문복에게는 처음이었다. 아이돌 그룹보다는 래퍼를 준비한 기간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평가를 앞두고 센터 자리를 경쟁하는 사이에서도 장문복은 멤버들을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다. 센터 욕심이 날 법도 했으나 연습생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깨닫는 게 더 많았다.
"모두 센터 욕심은 있었을 거예요. 저는 센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파트나 음악에 대해 의견을 냈죠. 센터에 섰으면 좋았겠지만, 경연마다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머리도 길고 외적으로 튀는 편이라 저 스스로도 센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고 봤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센터가 아니었지만, 장문복은 간절했다. 래퍼를 꿈꾸던 그가 '프로듀스101 시즌2'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오로지 무대에 오르고 싶어서였다. 실력 차이를 느껴 좌절하기도 했지만, 조명이 꺼진 뒤 숙소에서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들과 서로 다독였다.
"실력 있는 친구들과 저를 비교하면서 힘들었던 적도 있었죠. 그래도 자신감 있게 하려고 했어요. 잠자기 전에 누워서 연습생 생활이나 데뷔에 관해 얘기하면서 고충 등을 공감한 것 같아요. 합숙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들이죠. 외아들이고, 혼자 지낸 시간이 많았는데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어요."
'프로듀스101 시즌2'는 시즌1보다 연습생들의 치열함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팀장이나 센터를 선정할 때 선뜻 나서는 연습생을 찾기 어려웠다. 장문복은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지만, 전 시즌보다 힘을 합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말했다. 연습생들은 살벌한 경쟁 속에서도 뒤처지는 이에게 손을 내밀어준 것이다.
2위로 시작해 27위로 '프로듀스101 시즌2'를 끝낸 장문복은 경쟁 과정을 통해 시야도 넓혔다. 그동안 랩과 힙합에만 집중했던 음악 방향도 변했다. 솔로 가수 외에 그룹으로 활동할 가능성도 남겨뒀다. 다양한 장르나 파트를 배운 덕분이었다.
"그동안 힙합만 바라봤지만, 이제는 꼭 그래야 한다는 필요성은 느끼지 못해요. 각양각색의 무대를 경험하다 보니 음악적인 스펙트럼도 넓어졌죠. 이제는 힙합이라는 틀에만 갇혀있지 않으려고요."
장문복은 지난해 '힙통령 '췍(힙통령 사운드)' 음원을 발표했다. '슈퍼스타K2'에 참가한 뒤 조롱 섞인 반응에 대한 속내를 담은 노래였다.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꿈을 단단히 잡고 놓지 않았다. '프로듀스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전에는 홀로 지내면서 우울했던 시간이 있었죠. 이제는 긍정적이고 모든 걸 감사하게 됐어요. 앞으로 제 음악에 큰 영향이 될 듯해요. 자조적인 음악이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밝은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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