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때 거액을 기부한 지지자들에게 대사직을 나눠주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타임스(W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금까지 지정된 19명의 대사 중 14명이 거액의 캠프 기부자거나 정치적 후원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74%에 달하는 비율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평균적으로 대사직의 30% 가량을 전문가 출신이 아닌 지지자들로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은성 인사는 이같은 비율의 2배가 넘는다.
현재 전세계 188석의 미국 대사직 가운데 약 70석 가량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석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후 더 많은 대사자리를 고액기부자들로 채울 가능성이 있다.
영국 대사로 내정된 로버트 우디 존슨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자금 후원 기구인 '트럼프 빅토리 위원회' 부회장을 맡았고 본인도 캠프 측에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를 기부했다. 그는 내셔널풋볼리그(NFL) 뉴욕 제츠의 구단주이며 글로벌 제약사 존슨 앤드 존슨의 상속자이기도 하다.
억만장자 광산업자 조 크래프트의 부인 켈리 나이트 크래프트는 캐나다 대사에 지명됐다. 크래프트는 대선 때 트럼프 캠프에 26만5000달러(약 3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투자은행 퍼시픽 크레스트증권의 창립자 조지 E. 클래스는 포르투갈 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지난해 7월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 3만3000달러(약 3700만원)를 기부했으며 대통령 취임위원회에도 2만3000달러(약 2600만원)를 후원했다.
바하마 대사로 내정된 더그 맨체스터는 샌디에이고에서 호텔 사업을 하는 사업가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캠프 지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지지자에게 대사를 맡겨 미 행정부를 대표하게 하는 것은 전통"이라고 해명했다. WT는 "(워싱턴의 부패를 척결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이 거액 기부자들을 대사에 앉히는 전통만은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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