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청문회장에서나 들을 수 있을 거 같은 말이 LA다저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의 입에서 나왔다.
푸이그는 22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 4회말 3점 홈런을 때렸다. 1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타일러 필을 상대한 그는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 91마일 싱커를 그대로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문제는 그다음에 벌어졌다. 푸이그는 타격 이후 자신의 타구를 한동안 바라본 이후 느리게 베이스를 돌았다. 이 과정에서 메츠 1루수 윌머 플로레스와 언쟁이 붙었고, 푸이그가 'F'로 시작하는 욕을 하는 장면이 중계회면에 잡혔다. 푸이그는 홈에서도 메츠 포수 트래비스 다노와 언쟁을 벌였다.
↑ 푸이그가 홈런을 때린 뒤 메츠 포수 다노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플로레스가 '경기에 대한 존경심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잘 치고 있고, 상대는 잘 못하고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메츠는 4회 1사 2루에서 작 피더슨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푸이그와 승부를 택했다. 앞선 3회 푸이그를 상대로 땅볼 타구를 유도했던 메츠였다. 그때 3루수 수비 실책으로 아웃은 잡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최소 약한 타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을 터.
푸이그는 "상대가 처음 대결처럼 땅볼을 유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 같다. 볼카운트 3-1에서 패스트볼을 때려 홈런을 만들었다. 그것도 감정을 표현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중에 비디오를 보며 대체 뭐때문인지 알아내려고 했다. 그리고 타격 이후 홈을 벗어나면서부터 가볍게 뛰기 시작한 것을 알았다"고 말을 이었다.
다행히 더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푸이그는 이닝이 끝난 후 공수교대 시간에 메츠의 쿠바 출신 선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와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푸이그에 따르면, 세스페데스는 이 장면에서 "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야시엘은 홈런을 때린 뒤 조금 천천히 도는 경향이 있다. 그가 상대를 존경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날 있었던 일은 그저 작은 소동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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