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 직후 선언했던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본격 시동을 걸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켄터키주 교통부 등을 잇따라 방문하고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 의견 청취, 현장 답사 등의 행보에 착수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시행해 전국 각지의 노후화된 공항과 교량, 도로 등을 재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에서 전국 주요 공항의 항공관제시설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어 연방의회 하원에 항공관제시설 민영화 필요성과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관제시설 민영화를 통해 노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공항 서비스 향상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7일 오하이오와 켄터키를 가로지르는 오하이오강 유역을 직접 방문해 수로 개발 중요성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과 논의할 예정이다. 농산물 수출에 필수적인 내륙수로 건설과 홍수 피해방지 대책, 기존의 노후 댐과 수문 시설 정비 등이 토론의 주제다.
8일에는 주요 지역 시장과 주지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수로와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 방안을 논의한다. 또 이들 시장 주지사들이 연방정부의 인프라 투자 사업에 동참하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방정부가 민간 모금형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연방정부 지원금과 합해 각 지역 노후 인프라 개선에 투입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고속도로와 교량, 전기 등은 각 주정부에게 맡긴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9일 교통부를 방문해 도로, 철도와 관련한 규제개선을 협의한다.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은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정부의 교통 관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인프라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노후 인프라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물론 새 인프라가 구축되면 기업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 추가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당신이 중서부의 농부이든지, 아이들을 등하교 시키는 엄마이든지, 그 누구이든지 인프라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노후화된 인프라 문제들을 해결하기 원하고 이를 미래로 미룰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걸림돌이 적지 않다. 우선 인프라 건설에 투입될 1조 달러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 트럼프 정부는 2000억 달러 규모의 세금우대 혜택을 조건으로 민간기업과 지방정부를 인프라 투자에 끌어들인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예상되는 수익성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민간기업과 지방정부가 인프라 투자에 나설 유인이 없다. 이 때문에 공화당 소속의 상·하원 의원들조차 인프라 투자 비용 조달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더구나 백악관은 지난 달 의회에 제출한 2018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향후 10년간 3조6000억 달러의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건설 비용을 각 시 정부, 주 정부, 그리고 민간 기업들에게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에 따른 후폭풍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상원 청문회 증언의 파급효과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인프라 투자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CNN방송은 "대선 공약을 지키겠다는 것이기는 하지만, 시기적으로 코미 전 FBI 국장의 상원 청문회 증언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시도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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