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 떠오른 세월호, 유병언 딸은 여전히 '한국행 거부'…파리 체류 중
↑ 세월호 인양 / 사진=연합뉴스 |
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는 바다 위로 떠올랐지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 세월호 실소유주)의 장녀 유섬나(51)씨는 한국행을 거부하며 프랑스에서 도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유씨는 여전히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검찰은 유씨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해 프랑스 측에 범죄인 인도요청을 했고 프랑스 정부도 송환을 결정했지만 유씨는 지리한 법적 다툼을 벌이며 송환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유씨는 프랑스 정부와 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에 불복, 최고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Conseil d'Etat)에 송환 결정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유씨는 작년 9월 프랑스 정부의 한국송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콩세유데타에 행정결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작년 12월 심리가 개시됐습니다.
콩세유데타 심리는 보통 6∼7개월 가량 소요돼 올 여름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반 법원심리와 달리 콩세유데타는 출석절차 없이 정부 결정에 법적인 허점이 없는지 서면으로만 검토를 진행합니다.
프랑스 대법원에 해당하는 파기법원은 지난해 3월 유씨를 한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결정했고 그해 6월 마뉘엘 발스 당시 총리가 송환 결정문에 최종서명을 했습니다.
그러나 유씨는 프랑스 정부의 결정에 인권침해 요소가 다분하다며 이를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씨는 자신이 한국으로 송환되면 정치적인 이유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면서 줄곧 '송환 결정 = 인권 침해'라는 논리를 펴왔습니다.
콩세유데타가 프랑스 정부가 유씨를 한국으로 송환키로 한 결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유씨는 한국에 들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하는 방안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프랑스 정부는 유럽인권재판소의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유씨는 이렇게 소송전을 통해 송환을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현재도 파리 모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2014년 5월 파리 샹젤리제 부근 고급 아파트에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된 뒤 아들이 미성년자(당시 16세)임을 내세워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요구해오다 구치소 수감 1년 1개월 만인 지난 2015년 6월 풀려났습니다. 주 3회 주거지 관할 경찰서에 자신의 소재지를 신고해야 한다는 조건부 석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유씨는 파리의 관할 경찰서에 자신의 소재지를 2년 가까이 신고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씨가 자신의 소재지를 경찰서에 직접 신고하지 않으면 경찰은 유씨를 기소했던 베르사유 검찰청에 소재지 불명 보고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프랑스 검찰은 유씨를 즉각 체포할 수 있으며, 법원의 석방 결정도 취소돼 다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됩니다. 유씨는 현재도 파리 도심의 부촌에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씨가 유럽인권재판소에 소를 제기하고 여기서도 한국 송환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그에겐 한국에 가지 않을 최후의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정치적 박해 가능성을 이유로 '망명'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프랑스나 다른 유럽국가에서 이런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유씨가 한국으로 송환돼 '정치적 탄압'을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 자체에 신빙성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한국 검찰이 유씨에게 적용한 혐의는 그가 업체 '모래알디자인'을 운영하면서 계열사 '다판다'로부터 컨설팅비 명목으로 48억 원을 받는 등 총 492억원을 횡령·배임했다는 것입니다. 정치와는 하등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또한, 그가 한국송환 거부 이유로 제시한 한국이 사형제 존치국가라거나 강제노역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유씨를 한국으
유씨가 유럽인권재판소까지 사안을 끌고 갈 경우 최소 2년 이상 한국 송환이 더 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