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한국야구에 던진 화두는 ‘세대교체’이다. 사상 첫 안방에서 열린 WBC에서 한국 야구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2006년 1회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던 김인식(71)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지만, 한국야구에는 산적한 과제들만 남겼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서울라운드의 주역은 이스라엘이었다. 야구 변방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해 3연승으로 조1위를 차지했다. 내야만 놓고 봤을 때 메이저리그 올스타급이라는 네덜란드도 역시 강했다. 반면 한국은 홈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1라운드에서 탈락(1승2패)해 ‘고척돔 참사’라는 오점만 찍었다. 이번 대회 실패를 두고 대표팀도 세대교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실제로 이번 대표팀에 뽑힌 28명의 평균 연령은 30.86세였다. 28명 중 19명이 30대였다. 만약 정근우(35·한화) 등이 부상으로 낙마하지 않았다면 평균 연령은 더 높아졌을 것이다.
↑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서울라운드" 한국과 네덜란드 경기가 열렸다. 6회초 1사에서 이대호가 내야땅볼로 물러난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번 WBC대표팀 중심타선은 이대호를 비롯, 김태균과 최형우로 짜여졌다. 모두 30대 중반인 타자들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벌써부터 이번 WBC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은 박해민(27·삼성) 구자욱(24·삼성) 박민우(24·NC) 등이 새롭게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자원으로 꼽히고 있다. 또 지난해 세이브 1위를 기록했던 김세현(30·넥센) 등 리그 성적에 비해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새 얼굴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이번 WBC에서 처음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서건창(28·넥센)과 김하성 등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문제는 어떻게 세대교체를 진행하느냐다. 프로리그가 중심인 야구는 특성상 국가 간 경기가 다른 종목에 비해 많지 않다. 하지만 올해 WBC부터 2021년 WBC까지 매년 마다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펼쳐진다. 내년(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0 도쿄올림픽, 2021 WBC까지 4개 빅이벤트가 이어진다. 세대교체는 숙명이나 다름없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는 2015 프리미어12에서 한국에 패한 뒤 세대교체를 통해 대표팀 분위기를 쇄신했다.
이번 WBC 대표팀 전력분석을 담당한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세대교체는 필요하다. 언제까지 이대호(35·롯데), 김태균(35·한화),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등에 의존해야 겠느냐”며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위원은 “다만 모든 선수를 다 젊게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신구조화가 이뤄지는 선수구성을 해야 한다. 야구는 후배들이 선배들과 함께 플레이하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표팀 운영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표팀 구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에 맞춘 대표팀 선발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가 당장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이라면, 일본과 대만에 강한 선수를 뽑는 게 당연하다. 일단, 어느 국제대회에 포커스를 맞추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서울라운드 A조 최종전" 한국과 대만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1, 3루에서 한국 김하성이 대만 천용지의 타구를 연결받아 1루주자 가오궈후이를 포스아웃시키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일단 올 시즌 후 개최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이 세대교체의 주요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국, 일본, 대만이 맞붙는 이 대회는 24세 이하 혹은 프로 입단 3년 차 선수가 출전할 수 있는 대회라, 새 얼굴을 찾기에 적합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