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자체상표, 다른 매장서도 팔린다

이마트의 대표 자체브랜드(PB) 상품인 '피코크'가 신세계그룹 바깥에서 유통의 신세계를 열기 시작했다. 피코크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타 유통업체에 피코크 상품을 본격 공급키로 한 것이다. 이마트 피코크가 신세계그룹이 아닌 매장에서 판매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가 AK플라자 분당점 식품관에 피코크 상품을 공급해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마트는 AK플라자 분당점 지하1층 식품관에 폭 6m 규모의 별도 피코크 상품존을 구성키로 AK 측과 협의했다. 작년 피코크 전체 매출 1위인 피코크 티라미수 케이크, 대표적 맛집 콜라보 상품인 초마짬뽕 등 인기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약 130품목을 선보이기로 했다.
2013년 첫 선을 보인 피코크는 이마트의 대표 제품이다. '맛과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간편가정식'이란 브랜드 정체성이 피코크의 인기몰이에 한몫을 했다. 최근까지 이마트를 비롯 신세계백화점, 위드미, 신세계면세점 등 신세계 그룹 내에서만 판매돼 왔다. 그러다 피코크 인기가 높아지자 작년 상반기부터 SK플래닛 시럽, 카카오, 롯데홈쇼핑, 또 하반기에는 옥션, G마켓, 11번가, NS홈쇼핑에 피코크를 판매해왔다.
피코크는 출시 이후 3년 연속 40% 이상 폭발적인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작년 기준 피코크 외부 채널 매출 비중은 피코크 전체 매출(1900억원)의 2% 미만이었지만 올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로를 더 넓혀 외부 채널 비중을 더욱 끌어 올린다는 게 이마트의 계획이다.
최근 1인 가구 증가, 혼술과 혼밥 트렌드와 맞물려 피코크 인기가 크게 증가하면서 AK플라자뿐만 아니라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도 피코크 유치를 의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의 PB상품은 타 유통업체와 자사를 차별화하는 데 활용됐고, 이에 따라 경쟁사에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며 "하지만 피코크가 이마트 안의 브랜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표 식품 브랜드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타 유통 채널에 상품 공급을 전담하는 피코크 영업팀을 신설해 2016년 한 해에만 총 8개 유통업체에 신규 상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체험형 프리미엄 슈퍼마켓인 'PK(PEACOCK)마켓'을 하남 스타필드에 작년 9월 열고 대한민국의 고급 식품 트렌드를 선도해 왔다.
이마트는 올해 피코크 비밀연구소에 일식, 양식 쉐프 2명을 더 충원해 특급호텔 쉐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피코크의 맛 경쟁력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피코크 매출액은 2013년 340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3년만에 5배가 넘는 1900억원을 달성했다. 운영하는 상품 수 역시 2013년 200종에서 2016년에는 5배로 증가한 1000종을 기록했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