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빅3가 나란히 3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장사를 잘 해서 이익이 난 게 아니라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이기 때문에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선 담당 연구원들은 조선 빅3가 모두 지난 7~9월 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을 곳은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올해 3분기 매출 약 9조6000억원, 영업이익 약 3400억여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정도 줄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에는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고 흑자폭도 줄어들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선전에 힘입어 흑자 기조는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삼성중공업은 3분기에 매출 약 2조4000억원, 영업이익 약 590억원의 실적 전망치가 나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구조조정에 따른 1회성 비용 약 2000억원을 반영하면서 28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구조조정의 비용을 모두 털어낸 삼성중공업은 3분기부터 흑자 대열로의 복귀가 확실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가장 상황이 안 좋은 대우조선해양도 3분기 매출 약 3조1000억원, 영업이익 300억~4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1조원의 인도대금이 물려있는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에 대한 회계처리가 변수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면 또 다시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236억원, 당기순손실 1조원대의 참혹한 실적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이처럼 조선 빅3의 흑자기조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에 따른 비용 축소의 영향이 크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 회망퇴직 위로금과 같은 일회성 비용을 실적에 반영했고, 대우조선은 위로금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증권가의 전망과 달리 업계에서는 아직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수주소식이 들려오긴 하지만 여전히 수주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는 최근 장
한 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수주전망이 암울해 매출이 점점 쪼그라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은 구조조정의 강도나 비용절감 규모에 따라 각 업체의 수익성이 좌우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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