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별 맞춤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이를 위해 10만명의 유전정보, 진료정보, 생활환경·습관 정보 등을 빅데이터화하는 ‘정밀의료 코호트’를 구축하고 ‘정밀의료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알파고와 포켓몬고의 등장 이후 미래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가상·증강현실 기술도 10년 안에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1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국가전략 프로젝트란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신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지난 5월 1차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추진 방침을 정했다.
선정된 프로젝트는 ‘성장동력 확보’ 분야의 자율주행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 인공지능(AI), 가상증강현실, ‘삶의 질’ 분야의 미세먼지, 탄소자원화, 정밀의료, 바이오신약 등이다. 전략프로젝트 추진에는 민간투자 6152억원과 정부투자 1조 6000억원 등 총 2조 2152억원이 투자된다.
정부는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된 분야가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시장을 잘 아는 기업들이 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하고 신산업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낡은 규제와 관행을 찾아 과감히 철폐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오늘 선정된 9개 분야는 우리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이 프로젝트를 민관 협력의 대표 과학기술 브랜드로 키워 나가야 한다”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그간 연구·개발(R&D) 사업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어 온 부처간 칸막이를 걷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각 부처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R&D 사업의 새로운 협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며 “프로젝트별로 범부처 단일 사업단을 꾸리되 시장을 잘 아는 최고 전문가를 사업단장으로 선임하고, 부처는 간섭하지 않는 혁신적인 모델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9대 프로젝트중 인공지능(AI) 분야는 핵심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2026년까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복합적 사고도 가능한 국산 AI를 개발해 선진국과 동등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AI 전문기업을 1000개로 늘리고 3600명의 전문인력도 양성해 나가기로 했다.
‘포켓몬고’와 같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가상·증강현실 기술 개발도 나선다. 2019년까지 멀미나 두통 등 가상·증강현실을 체험할 때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는 기술도 개발하기로 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국내 기술 선보이고 2021년까지 민간주도의 콘텐츠를 서비스하기로 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센서, 통신, 제어 등 핵심부품을 2019년까지 개발하고 주변 상황 인식, 통신 암호화 등 신기술을 개발한다. 상용화를 위해 2020년까지 자율주행차 도로를 만들고 관련 규제를 완화해 나가기로 했다.
2025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량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항공기나 자동차 부품 등에 재료로 사용되는 타이타늄과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의 합금·가공기술을 개발하고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물과 에너지 관리를 연계하는 ‘스마트 시티’도 육성된다. 스마트 시티 시장 역시 규모가 매년 10% 이상 급성장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나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2020년까지 실증모델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민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4대 프로젝트로는 우선 정밀의료 시스템이 꼽혔다. 정밀의료는 유전체 정보, 진료·임상정보, 생활습관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환자 특성에 따른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세먼지의 해법도 과학기술에서 찾기로 했다. 지표·상공·해양 등을 포괄하는 한반도 미세먼지 입체 감시체계 구축해 신속하고 정확한 측정·예보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기술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통해 2019년까지 초미세먼지 생성원인을 규명하고, 2023년까지 선진국 수준의 미세먼지 관리시스템 구축과 배출량·노출량 절반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로 새로운 미래성장으로 떠오른 바이오신약분야는 개발 단계부터 산·학·연이 뭉쳐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글로벌 진출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산·학·연이 참여하는 연구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고 의약품 성능 개선, 가치 재창출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을
지난해 체결된 파리 기후협정에 따라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자원화 기술 개발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온실가스를 연간 750만t씩 줄이고 온실가스에 포함된 탄소를 자원으로 활용, 2025년까지 4조9000억원의 경제적인 효과를 낸다는 것이 목표다.
[남기현 기자 / 김기철 기자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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