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윤진만 기자]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최용수답게 정든 서울과 이별했다.
22일 안산경찰축구단과의 FA컵 16강전에서 감상에 젖거나, 주인공인양 연기를 하지 않았다. 평소와 다름없이 기술지역에 서서 선수들을 나무랐고, 독려했으며, 가볍게 골 세리머니를 했다. 그리고 서울 팬들을 가장 기쁘게 할 승리(2-1)를 선물했다.
↑ 당당하게 왔다가 시크하게 떠나는 독수리 최용수.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평소 도발과 유머를 즐기는 그답게 마지막 날이라고 누구를 배려하지도 않았다. 후임 감독인 황선홍이 '좀 도와달라'고 간청했다고 하는데, 다카하기 오스마르 고요한 고광민 김원식 박주영 등 주전급 선수를 이날 대거 내보냈다. "로테이션을 시키지 않아 아따 이놈, 할 지 몰라도 그건 황 감독 사정"이라며.
↑ 떠난 최용수 향한 서울 팬들의 특별한 배웅.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이 또한 최용수 방식이었다. 매 경기 이기기 위해 경기를 준비했다는 그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팀을 FA컵 8강에 올려놓을 의무가 있다"며 로테이션을 최소화한 이유를 댔다. 패했다면 선배 황선홍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었겠지만, 승리했으니 그런 잔소리가 뭐 대수랴.
최 감독은 윤주태가 골을 터뜨릴 때에도 특유의 시크한 표정으로 박수만 보냈다.
↑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그는 묵묵히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상암)=천정환 기자 |
최 감독은 이 경기를 끝으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십수년을 함께한 서울을 떠난다. 1년 전 거절한 중국 장쑤 쑤닝의 거액 제안을 받아들었다. 감상에 젖
"서울의 영웅 최용수 잊지 않겠다"는 말로 작별 인사한 서울 팬들은 29일 성남FC와의 홈경기에서 새 수장 황선홍을 맞이한다. 독수리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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