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부터 36년만의 제7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해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한다.
이번 당대회는 김정은 제1비서 집권 후 성과와 치적을 최대한 부각시켜 그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반열로 올리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지난 2012년 북한이 개정헌법에 명시했던 ‘핵 보유국’ 선언을 노동당 규약에도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 함께 김 제1비서의 장기집권을 위한 법·제도 정비와 세대 교체작업, 새로운 경제개발 계획과 과업도 당대회에서 제시될 전망이다. 이에 매일경제신문은 5일 김정은 시대의 미래를 결정할 당대회에 앞서 주목할만한 관전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김정은, 선대의 후광 벗어날까?
이번 7차 노동당대회는 한 마디로 ‘김정은의, 김정은에 의한, 김정은을 위한’ 대관식으로 볼 수 있다. 김 제1비서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통치를 벗어나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알리는 행사인 것이다. 당대회에서 제시될 정치·경제적 비전과 과업, 핵보유국 공식화 선언 등은 모두 김 제1비서를 확고한 북한의 유일한 영도자로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김정일 위원장이 물려준 ‘선군’ 정치로 왜곡된 사회주의 당·국가 체제(party state system)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당대회를 통해 북한은 여타 사회주의권 국가들처럼 향후 5년 주기의 당대회를 통해 지도부 인적구성을 쇄신하는 한편 당대회를 통해 중요한 노선과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번 당대회를 통한 노동당 정상화에 대해 주목했다. 김 교수는 “김 제1비서가 김정일 시대를 상징했던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거나 기능을 대폭 약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노동당 핵심기구인 당중앙위원회는 물론 정치국·비서국 등의 정위원·후보위원에도 상당한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김 제1비서가 아버지 시대의 원로들을 2선 후퇴시키고 자신과 함께 손발을 맞출 40·50대들로 진용을 꾸릴 공산이 크다. 김 제1비서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당내 전문부서인 부장으로 올라설지도 관심있게 볼만한 대목이다.
◆핵탄두·미사일 과시 ‘핵보유국’ 선언할듯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헌법에 우선하는 최고 규범인 노동당 규약에 실질적인 핵보유국이 됐음을 명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2년 개정헌법 전문에 자신들이 ‘핵보유국’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단지 두 차례의 핵실험 결과를 토대로 했던 당시와 핵탄두는 물론 핵투발수단인 장거리미사일의 미국 본토 도달능력을 입증한 현재의 핵보유국 선언은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이처럼 진전된 핵능력을 김 제1비서가 추진중인 핵무력·경제건설 병진노선의 성과로 적극 홍보하며 ‘국제제재의 압박 속에서도 자주성을 지키는’ 김 제1비서의 위상을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대회에서 진전된 핵능력을 바탕으로 미국에 대해 △대북 적대정책 폐기 △핵군축 협상 △한반도 평화체제(혹은 북·미 불가침조약) 협상 등을 공개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민생활 향상과 직결되는 ‘경제’에 대한 내용은 북한에게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으로 국제제재가 거듭되며 의미있는 경제 실적을 내지 못했다. 결국 북한은 대규모 위락시설과 발전소, 신시가지 조성 등 무리한 건설 프로젝트에 집착하며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영희 한국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김 제1비서는 선대와는 달리 경제 ‘발전’을 넘어서는 ‘개발’ 어젠더를 인민들에게 제시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놓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북한은 당대회에서 그나마 실현 가능한 경공업·과학기술·건설·농수산업 등을 중심으로 부문별 과제를 제시하는 정도의 발표를 내놓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의 정보수장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은 지난 4일 비공개로 한국을 방문했다. 클래퍼 국장은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만나 북한 핵활동과 당대회 관련 동향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클래퍼 국장 비공개 방한은 미국 국가정보국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정보당국간 교류 차원으로 전해졌다. 클래퍼
[김성훈 기자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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