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화학업체 켐차이나가 스위스의 세계최대 종자업체 신젠타를 인수했다.
해외 M&A시장에서 통근 베팅을 통한 중국 ‘홍색자본’의 공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을 예고한 것이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종자와 작물보호제(농약)를 주력분야로 하는 농화학분야 세계 1위 기업 켐차이나(中國化工)가 치열한 인수전을 벌인 미국 몬산토를 제치고 신젠타를 437억 스위스프랑(52조3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한 사례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8월부터 중국 켐차이나와 세계 최대 유전자조작식품(GMO) 기업 미국 몬산토는 신젠타측과 수차례 ‘물밑접촉’을 통해 뜨거운 인수전을 벌여왔다.
지난해 8월 몬산토가 인수가로 460억달러(56조원)를 제시했지만 신젠타가 이를 거절했다. 인수가격은 켐차이나보다 훨씬 높게 제시했지만 켐차이나가 인수 대금 상당액을 현금으로 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했기 때문이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켐차이나는 이미 은행들로부터 250억달러(약 30조5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단기대출)을 마련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과 동시에 ‘현금’을 쏘겠다는 얘기다. 중국 국유기업 켐차이나가 천문학적인 인수금액을 제시하면서 신젠타를 거머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종자산업 육성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2년 말 ‘종자산업 육성에 관한 개혁방안’을 내놓고 이 분야 육성에 힘쓰고 있다. 갈수록 줄어드는 경작지와 급증하는 식량수입, 기후변화 등의 문제에 대응해 식량안보 차원에서 종자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현재 중국은
작년 한 해 중국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규모는 1119억달러(135조8700억원)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540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매년 10~15% 이상 늘어나고 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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