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토교통부 공공기관지방이전추진단 등에 따르면 정부기관과 정부산하기관 매각 예정 용지 120곳 중에서 24곳만 매각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남은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 사옥(성남)과 한국국토정보공사(영등포), 신용보증기금(마포), 한국인터넷진흥원(서초) 등으로 총 169만5280㎡(건물 44만3114㎡) 규모에 예상 가격은 1조6817억원에 달한다. 단, 매각 대상인 한국도로공사 옛 본사(20만3325㎡)는 지난달 말 판교창조밸리에 수용되는 승인이 나면서 LH가 보상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제까지 매각된 95개 기관 용지는 총 면적이 552만2728㎡(건물 147만7481㎡)로 매각 금액만 17조2549억9500만원에 달한다.
올해는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 도로교통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12개 용지가 총 9284억9400만원에 팔렸다. 올해만 23만3856㎡(건물 20만3253㎡) 규모가 매각된 셈이다. 한국식품연구원 성남 사옥이 2186억9800만원으로 가장 비싸고, 한국가스공사 성남 사옥(1312억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마포 사옥(1191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공공기관 용지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경기도 안양시 한국석유공사 자리다. 지난해 702억원에 매각된 9877㎡ 규모 용지는 부동산개발사업 시행사 사이런트모먼트가 최근 944실 규모 '힐스테이트 에코 평촌' 오피스텔을 분양했다.
다른 용지 개발도 가시화됐다. 매각가 10조5500억원으로 가장 컸던 삼성동 한국전력 터는 현대차그룹이 입주할 대규모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초고층으로 짓는다. 최근 용지 지하 변전소 이전 문제가 해결돼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용인 경찰대와 법무연수원 자리에는 의료복합·친환경주거단지가 조성된다. 의료단지(4만5023㎡)와 시니어타운(12만3726㎡),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숙박체류 복합 용지(4만1274㎡)가 들어선다. 또 주변에 24만6229㎡ 규모 저밀도 주거 용지를 비롯해 벤처기업이나 교육연구시설, 업무시설이 가능한 자족시설 용지(6만8750㎡), 공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 용지(46만125㎡)가 예정됐다.
한국농어촌공사도 농림축산식품부·농업진흥청 등 소속 8개 공공기관이 있던 수원·화성 일대 용지 약 273만㎡를 매입해 에듀타운·연구개발(R&D)특화단지·상업업무시설·주거문화체육공원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에 매각된 LH 정자동 사옥에도 메디바이오 클러스터가 추진된다.
남은 종전 부동산 처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남양주 영화진흥위원회 종합촬영소(133만6409㎡)는 사전환경 수자원검토 중점대상 지역에 속하고 오염총량제에 묶여 있다. 안산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용인 한국에너지공단, 의왕 에너지경제연구원 등도 용도 문제로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LH 오리 사옥도
한 상업용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공공기관 이전 용지는 대부분 입지 여건이 좋아 지자체와 개발사들 관심이 많지만 최근 상업용 부동산 공실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임차인이 없고 용지 용도 제약이 있으면 매각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