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으로 국제선 항공권 유류할증료가 5개월 연속 ‘0원’으로 책정되는 등 항공운송업종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지속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도 0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9월부터 다섯 달 연속 유류할증료가 부과되지 않는 것이다.
항공은 전체 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을 정도로 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이다. 항공사 입장에서 저유가 상황은 유류할증료 수입 감소분보다는 비용 감소의 폭이 훨씬 커 호재로 인식된다.
신민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류할증료는 항공사 연료비 증가 또는 감소분의 50%를 커버하는 제도”라며 “유가가 유류할증료 밴드 하단으로 내려가면 유류할증료를 받지 못하는 단점이 있지만 연료비가 그 이상 감소, 유가 하락에 따른 이익 개선이 9월 이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유가가 지속됨에 따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내년 항공사 영업 비용에서 차지하는 연료비 비율을 올해보다 6%포인트 낮은 21%로 잡았다. 항공사 순익은 사상최대 규모인 3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3분기 연료비가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8%포인트 줄어든 28%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영업비용은 2조6389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348억원을 절약했다. 신 연구원은 “대한항공 4분기 영업이익은 1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유가급락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내년 항공 여객수요는 활황을 맞을 전망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한국의 전체 출입국자는 전년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올해 중동호흡기중후군(MERS)으로 눌려있던 한국방문 수요가 내년으로 이연되면서 중국인 입국이 42.8%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중국인 입국자의 수는 1~5월 누적 전년동기대비 28.2% 증가하다가 6~8월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3대 항공주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한진해운 리스크, 에어서울과 금호타이어 이슈 등이 남아있는데다, 저비용항공사(LCC)가 세를 더해감에 따라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을 최선호주로 꼽고 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이연된 입국수요는 중단거리 노선이 중심이 될 것”이라며 “특히 저비용 항공사는 동남아 시장점유율이 50%포인트 성장하기까지 10년밖에 걸리지 않았을 정도로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송재학 NH투자증권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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