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국 킥복싱 전설 임치빈(36·KBS N 해설위원)이 K-1 몰락 후 세계최고대회로 자리매김한 ‘글로리’의 페더급(-65kg)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을까? 2연승을 하면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
3차례 K-1 MAX(-70kg) 한국대회 우승에 빛나는 임치빈은 5일 오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에서 열리는 ‘글로리 26’에 참가하여 전 세계무에타이평의회(WMC) -63kg 챔피언 모삽 암라니(28·네덜란드/모로코)와 대결한다. 임치빈-암라니는 ‘글로리’ 페더급 타이틀도전자 결정 4강 토너먼트의 일부다.
임치빈은 3일 저녁 공개 계체를 65kg으로 통과했다. ‘KBS N 스포츠’는 5일 오전 6시부터 ‘글로리 26’을 생방송한다. 이정수 KBS N 종합격투기(MMA)/킥복싱 해설위원은 “임치빈-암라니에 비해 반대편 대진은 상대적으로 수준이 떨어진다”면서 “당일 토너먼트이기에 변수는 있으나 첫판을 이기면 우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글로리 26’ 제2경기가 임치빈-암라니이며 페더급 타이틀도전자 토너먼트 결승전은 제4경기로 진행된다. 암라니는 지난 4월 3일 ‘글로리 20’에서 초대 페더급(-65kg) 챔피언결정전에 임하였으나 가브리엘 바르가(30·캐나다)에게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하여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다. ‘글로리’가 직전 타이틀전 경험자와의 대진을 성사시킨 것은 그만큼 임치빈을 높이 평가한다는 얘기다.
↑ 임치빈이 ‘글로리 8’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글로리’ 공식영상 화면 |
임치빈이 킥복싱 세계 1위 단체의 타이틀전 자격을 노리는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잇츠 쇼타임’ 일본 도쿄대회에서 2011년 9월 6일 연장 1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65kg 챔피언 도전권을 획득한 바 있다. ‘글로리’에 2012년 6월 흡수되기 전까지 ‘잇츠 쇼타임’은 K-1 이후 세계 최고로 여겨지던 대회사였다.
공교롭게도 ‘잇츠 쇼타임’ 타이틀전 기회를 놓고 자웅을 겨뤘던 선수도 암라니다. 암라니는 2014년 6월 29일 아제르바이잔의 ‘카발라 파이트 시리즈’라는 대회에서 임치빈에게 KO승을 거둔 바 있다. 둘의 진정한 우열을 가리는 3차전이 성사된 것이다.
‘잇츠 쇼타임’이 사라지면서 임치빈의 타이틀전은 ‘글로리’에 승계되지 않고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어느덧 어느덧 30대 후반을 앞둔 나이에 생애 최고의 영광을 다시 꿈꾼다. 앞으로 최대 3경기가 일생일대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글로리 26’ 메인카드에는 타이틀전이 2경기나 포함됐다. 웰터급(-77kg) 챔피언 니키 홀즈컨(32·네덜란드)이 뮈르트헐 흐룬하르트(29·네덜란드/수리남)을 상대로 치르는 1차 방어전에 메인이벤트다. 헤비급(+95kg) 챔피언 리코 베르후번(26·네덜란드)은 벤저민 아데그부이(30·루마니아)를 맞아 3차 방어에 나선다.
‘글로리’의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으나 유럽핵심거점은 네덜란드다. 이정수 해설위원은 “게다가 ‘글로리 26’은 대회사의 연말대회이기도 하다. 개최지 네덜란드인 챔피언 2명을 내세운 것만 봐도 비중이 높은 흥행이다. 올해 ‘글로리’ 최고 대진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다”며 “이런 대회에 임치빈이 메인카드로 나오는 것만 봐도 현지의 호평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홀즈컨에 대해 이정수 해설위원은 “체력과 맷집, 힘과 기술, 운동능력을 다 겸비한 킥복싱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존재”라면서 “여기에 외모까지 갖췄다. 한국 팬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선수”라고 극찬했다.
베르후번은 킥복싱 세계 최강자임에도 지난 10월 15일 루마니아에서 MMA 데뷔전을 치러 화제였다. 경기 시작 2분 11초 만에 펀치 TKO승을 거뒀다. 이정수 해설위원은 “베르후번 정도면 MMA에 필요한 자질은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최상위 체급 챔피언의 MMA 출전을 허락한 것을 봐서는 앞으로 ‘글로리’ 타 체급 챔피언 혹은 스타들의 유사사례도 있을법하다”고 내다봤다.
■글로리 26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 / 5일 오전 6시 ‘KBS N 스포츠’ 생중계
제5경기 니키 홀즈컨 vs 뮈르트헐 흐룬하르트 / 웰터
제4경기 페더급 타이틀도전자 결정 토너먼트 결승전
제3경기 리코 베르후번 vs 벤저민 아데그부이 / 헤비급 타이틀전
제2경기 임치빈 vs 모삽 암라니 / 페더급 도전자 결정전 4강
제1경기 셰인 오블론스키 vs 마이콜 유르크 / 페더급 도전자 결정전 4강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