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는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을 대표해 17일 경제대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한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와 서영경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구동성으로 밝힌 내년도 경제전망이다. 정 차관보와 서 부총재보는 중국경기 둔화가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수출이 삐걱거릴 확률이 높지만 소비와 투자가 개선되면서 내수가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 내다봤다.
서 부총재보는 이날 “세계교역량 둔화로 인해 내년에도 수출리스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의 정책노력과 경제심리 개선,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은 현재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차관보도 이날 “과거에는 국내총생산(GDP)이 3% 늘어나면 내수가 2% 늘어나고 수출이 1% 늘어나는 게 공식처럼 작용했다”며 “하지만 금년들어선 내수가 3.4% 성장했지만 수출은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교역의 수축이 일어나면서 당분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내년에도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 차관보는 더 나아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올해처럼 내년에도 개별소비세 인하,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출이 크게 수축되지 않으리라 전망한다”면서도 “정부는 추가적인 내수활성화를 통해 경기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차관보와 서 부총재보는 내수활성화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출산·고령화와 가계·기업부채 등 우리경제에 누적된 구조적 폐해가 개선되지 않는 한 3%대 성장률을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 부총재보는 “G20 정례회의 당시 독일 재무장관이 빌 클린턴 장관의 유명한 어구(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를 인용하며 ‘실행이 문제야, 이 바보야(it’s the implementation, stupid)’라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구조개혁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는 대부분 알고 있다. 이제는 실행을 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할 때다”고 지적했다.
정 차관보 역시 “1995년 한국이 무섭게 일본을 추격하는 것처럼 중국이 현재 우리에 대해 똑같이 그런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정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아 기간산업, 그 중에서도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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