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중고차시장에서 신차 버금가는 품질을 갖춘 인증 중고차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판매대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 새로 뛰어드는 수입차 메이커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증 중고차는 수입차 메이커가 일정 기간 품질을 보증해주는 상품이다. 수입차 전시장에 버금가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전시장에서 전문 딜러의 상담을 받으며 인증 중고차를 고를 수 있다.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리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가격의 경우 예전에는 인증 중고차가 중고차시장에서 판매하는 중고차보다 비쌌지만 요즘은 거의 비슷하다. 품질 보증과 서비스를 감안하면 오히려 저렴한 경우도 많다.
수입차 메이커는 신차 판매 증대 수단으로 인증 중고차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 중고차딜러가 가격을 주도하는 중고차유통 시스템에서는 중고차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없다. 이는 신차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수입차 메이커가 직접 관리해 신차에 버금가는 품질과 서비스를 갖춘 인증 중고차는 중고차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 신차 판매에 도움을 준다. 서비스센터 가동률을 높여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기존 중고차 유통시스템을 믿지 못하는 것도 수입차 메이커에게 기회로 작용했다.
인증 중고차시장은 현재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BMW(MINI 포함)는 지난해 총 3800대를 판매했다. 올 1~9월에는 지난해 1년 판매실적보다 많은 3850대를 팔았다. 올해 목표 대수는 지난해보다 21% 증가한 4600대다. 벤츠도 올들어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판매가 신장했다.
이를 눈여겨본 재규어랜드로버와 포르쉐가 뒤를 이어 진출했고 지난 9월에는 렉서스와 아우디도 합세했다. 후발주자인 렉서스는 ‘렉서스 서티파이드’를 통해 인증 중고차 브랜드 중 가장 많은 191개 항목을 검사한 뒤 품질을 보증한 중고차를 판다. 신차 구입 때 제공하는 보증기간(4년 10만km)이 남아있다면 잔여기간은 그대로 승계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1년 2만km 연장보증도 제공한다. 신차 출고일부터 총 5년 12만km까지 보증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메인 배터리 10년 20만km 무상보증도 똑같이 적용한다. 전국 22개 렉서스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신차와 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할부와 리스 등 파이낸셜 서비스와 렉서스 프리미엄 멤버십에도 가입할 수 있다. 중고차를 샀지만 차별받지 않고 신차 구매자와 같은 대접을 받는다는 얘기다.
벤츠는 인증 중고차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스타클래스 전시장’을 운영중이다. 벤츠가 공식 수입한 차 중 4년 또는 10만km 이내의 무사고 차를 판매한다. 벤츠 정비사들은 2~3시간에 걸쳐 외관 흠집 및 오염, 엔진, 전자시스템, 브레이크, 서스펜션, 각종 오일류를 점검하고 도로 주행까지 거치는 178가지 항목을 정밀 점검한다. 부품 교환이 필요할 때는 순정 부품을 사용해 품질을 유지한다. 인증 중고차 구입자는 엔진·동력 전달 계통 주요 부품에 대해 1년 2만km 무상 보증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7일 500km 이내에서 차량 결함이 발생하면 차량을 바꿔주는 ‘7일 차량 교환 프로그램’도 적용받는다.
BMW는 지난 2005년부터 인증 중고차를 판매하는 ‘BMW 프리미엄 셀렉션’을 운영중이다. 무사고 5년, 주행거리 10만km 이하의 BMW·MINI 차종을 엄선한 뒤 총 72개 항목의 정밀점검을 거친 인증 중고차를 이곳에서 판매한다.
인증 중고차는 12개월의 무상보증서비스와 공식 애프터서비스, 24시간 긴급출동서비스, 시승, 할부금융 등 신차와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포르쉐도 경기도 성남시에 공식 인증 중고차센터를 마련한 뒤 엔진, 트랜스미션, 전기장치 등 111가지 항목을 점검한 인증 중고차를 판매중이다. 소비자는 구입하려는 차의 과거 서비스 내역을 확인한 뒤 차를 구매할 수 있다.
포르쉐 차량 보유자도 이곳에서 매각할 수 있다. 타던 포르쉐 차량을 판매하고 새로운 포르쉐 차량을 살 경우 트레이드 인 시스템을 통해 좋은 값에 판매하고 구매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도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로 인증중고차 전시장을 서울오토갤러리(서울 양재동)에 열었다.
이곳에서는 165가지 항목의 기술 점검, 차량 주행 테스트, 서비스 이력 확인 등을 거친 차량이 판매된다. 구
아우디도 서울 가양ㆍ동대문ㆍ분당, 전주 등에 공식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개설하고 1년 2만km 품질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고차기업인 SK엔카닷컴도 ‘수입차 브랜드 인증 중고차몰’을 운영중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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