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리얼스토리 눈’이 패스트푸드점에서 7년째 살고 있는 한 노인의 사연을 다뤘다.
28일 오후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허리가 90도로 휘어진 노숙자 복희씨가 패스트푸드점에서 사는 이유를 집중 취재했다.
경기도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수년 째 노숙을 하고 있다는 여든 다섯의 복희씨는 90도로 구부러진 허리 때문에 앞도 제대로 쳐다볼 수 없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매일 패스트푸드점을 찾아온다.
↑ 사진=리얼스토리눈 방송 캡처 |
휴지로 자신의 몸을 반복적으로 닦고 인근 빵집에 자신의 통장을 맡겨 놓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복희씨에 대해 동네 사람들도 궁금해 하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치킨 할머니’‘후드티 할머니’‘기역자 할머니’등으로 불리며 그는 의문의 삶을 살고 있는 상태였다.
김포 고촌의 정미소집 둘째 딸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는 복희씨는 젊은 시절엔 서울에서 약방을 크게 운영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비좁고 지저분한 작은 집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복희씨. 더욱이 난방도 되지 않고 빗물까지 새고 있어 부엌의 시멘트 바닥에서 위험한 잠을 청하고 있었다.
결혼 후 슬하에 5남매를 두었지만 다섯 명의 자식들은 현재 어머니인 복희씨와 인연을 끊은 상태였다. 그런데 유독 둘째 아들을 만나고 싶다는 복희씨. 복희씨는 겨우 둘째 아들을 만났다. 둘째 아들은 “내가 어머니 곁에서 살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복희씨는 아들의 만남을 거부했다.
이를 본 전문가는 “할머니는 패스트푸드점이 편한 거다. 사람과의 관계는 잘 맺지 못하지만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는 곳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만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위가 시작되는 가을. 지역사회의 도움도 마다한 채 오늘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복희씨. 그곳에서 복희씨는 패스트푸드와 편의점에서 산 과자로 끼니를 때우고 씻고 쪽잠을 자며 살아가고 있다. 오랜 세월 노숙생활로 인해 복희씨의 건강도 염려가 되는 상황이다.
특히 6~7년 전부터 급격히 굽어지기 시작했다는 복희씨의 허리는 누가 봐도 심각해 보였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에서의 삶이 가장 편하다고 말하는 복희씨. 병원에서 진단한 복희씨의 상태는 척추후만증이었다.
할머니와 대화를 나눈 심리상담사는 “할머니의 사회생활이 바로 패스트푸드점 방문이다. 할머니의 이 하루가 삶의 목적인 것”이라고 말하며 할머니의 심리를 설명했다. 할머니는 “난 지금이 좋다”고 말하며 자신의 삶에 만족해 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