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피자헛 등을 거느린 세계 최대 외식 프랜차이즈 얌 브랜드(Yum Brands)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극약 처방’을 택했다. 근래 부진한 중국 사업부를 떨궈내버리는 ‘꼬리 자르기’를 단행하기로 한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얌브랜드가 중국 사업부와 이에 딸린 6900여곳 매장을 본사에서 분리, “얌 차이나(Yum China)“로 독립시키기로 했다고 전했다. 분사가 이뤄지면 얌브랜드 본사는 중국 사업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게 된다. 대신 얌 차이나를 본사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처럼 취급, KFC·피자헛 브랜드 독점권을 주고 매출 일부를 로열티로 받는다.
행동주의 펀드가 얌브랜드 경영에 끼어들 때부터 이런 ‘극약처방’은 어느정도 예견됐다. 행동주의 투자자 케이스 마이스터가 이끄는 코벡스 매니지먼트는 올해 초 얌브랜드 지분 5%를 사들였다. 이를 무기로 지난 5월부터 중국 사업을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분리하자고 주장하며 경영진을 압박해 왔다.
행동주의 펀드의 본심이 다 그렇듯 목적은 주가 부양이다. 실적이 나빠진데다 브랜드 이름까지 먹칠하는 중국 사업부를 떨궈내서 남은 부분까지 휘청거리는 걸 막겠다는 취지다. 그렉 크리드 얌브랜드 CEO도 “우리가 이 옵션을 택한 건 주주가치를 최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중국 사업을 분리하면) 안정성이 높아지고 변동성은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얌브랜드는 1987년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 KFC 1호점을 낸 이래 꾸준히 중국 사업을 키워 왔다. 정점을 찍은 2011년에는 얌브랜드 전세계 매출의 44%가 중국에서 나왔다.
하지만 3년 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브랜드를 망치고 실적을 악화시키는 사건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KFC는 2012년 중국 언론들이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를 맞춰 키운 닭고기를 사용한다고 보도해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여름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 고기를 쓴다는 의혹이 새로 나왔다.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한 점도 한 몫 했다. 그런데 얌브랜드는 거꾸로 피자헛에서 고급 스테이크 메뉴를 선보여 매출 감소를 유발하는 ‘삽질’까지 벌였다.
이로 인해 얌브랜드가 지난해 중국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7억1300만달러(약 8000억원)로 그 전해보다 8% 줄었다. 올 3분기 중국 매출도 전년 동기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전망치 10%에 한참 모자랐다.
얌브랜드의 ‘처방’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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