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역대 최대 아파트 분양’ 타이틀 붙는다

다음달 전국에서 지금까지 중 가장 큰 아파트 분양 장(場)이 열린다. 이번달 분양계획을 잡은 단지가 줄줄이 다음달로 청약일정을 늦추면서 역대 최대규모인 새 아파트 6만7100여 가구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11월 분양계획이 잡힌 아파트는 전국 6만7091가구로 이번달 5만9407가구보다 12.9% 늘었다. 월별 분양물량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지난해 11월과 비교해도 1만1000여가구 많아졌다.
원래 10월에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던 아파트는 8만3528가구에 달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주요 단지들이 잇따라 11월로 청약날짜를 미루자 역대 최다 분양 타이틀 역시 다음달로 넘어갔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10월에 워낙 많은 아파트가 분양일정을 잡다보니 다음달로 이월되는 물량도 그만큼 늘었다”며 “치치열한 분양경쟁을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눈치작전에 나선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여기에 건설사들이 올해를 최근 달아오를 분양시장 분위기를 누릴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시기로 보고 있는 만큼 해가 넘어가기 전에 최대한 물량을 쏟아내면서 11월에 분양이 집중됐다.
당초 10월이었던 분양날짜를 11월로 미룬 대표적인 단지는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송파 헬리오시티’다. 일반분양만 9510가구에 달해 강남 재건축 단지 중 최대 규모인 이 곳의 분양이 늦어지면서 이달중 예상됐던 분양물량도 확 줄었다. 성북구 길음동에 들어서는 ‘래미안 센터피스’와 경기 용인 ‘성복역 롯데캐슬’ 등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도 분양일정을 늦췄다.
11월 분양시장은 재건축 물량이 대거 쏟아져나오는 서울 강남3구를 포함한 수도권이 주도할 전망이다. 다음달 수도권에 나오는 분양물량은 4만8488가구로 이번달보다 29.7% 더 많다. 지방에서는 같은기간 15.6% 줄어든 1만8603가구가 나온다. 1달새 감소하긴 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만만찮게 많은 양이다.
서울은 송파 헬리오시티를 필두로 상아3차를 재건축하는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와 잠원동 반포한양 아파트를 다시 짓는 ‘신반포자이’, 신반포5차 재건축단지인 ‘아크로리버뷰’ 등 총 2만908가구 분양계획이 잡혔다. 경기에서는 2803가구에 달하는 ‘평택칠원동 동문굿모닝힐’과 ‘e편한세상동탄’ 1526가구가 청약을 받는다.
자연스럽게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남은 분양 예정물량은 13만9181가구. 이미 공급된 단지까지 합하면 올해 분양 아파트는 49만1594가구에 달한다. 2000년 이후 연간 물량으로는 역대 최대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입주가 시작되는 내후년께 매매시장에 이 물량이 그대로 쏟아져나온다는 의미”라며 “분양가가 지나치게 비싸거나 입지가 좋지 않을 경우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옥석을 가려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