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들이 출전해 승부를 벌이는 e스포츠에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금품이 오가며 공공연히 승부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이번에 적발된 승부조작은 국민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다. 과거 스타크래프트1, 오프라인 스포츠에서 전주와 브로커, 선수들이 가담한 사례는 있으나 이번처럼 현직 감독과 같은 구단 소속 프로게이머들까지 전부 가담해 승부조작을 벌여 적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상진)는 스타크래프크2 게임에서 돈을 걸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업무 방해 배임수재)로 박외식(31) 스타크래프트 프라임팀 감독, 소속 프로게이머 최병현(22) 등 전·현직 프로게이머(선수), 브로커 등 12명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박 감독과 최씨 등 9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은 불구속 기소, 1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이 확인한 승부조작 경기는 SKT프로리그 2015 시즌1, GSL 스타리그 시즌1 등 올해 1~6월 사이 열린 e스포츠 대회 리그전 등 모두 5게임이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5월까지 열린 3차례의 시즌 대회에서 브로커 강모(35)씨로부터 승부조작 대가 500만원을 받고 구단 소속 최모(29) 선수에게 승부조작을 댓가로 이 돈을 전달하는 등 1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세계선수대회에서 우승 전력을 가진 최병헌 선수의 경우 비슷한 시기에 박감독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고 고의로 패배하는 등 총 3000만원을 브로커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승부 조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에는 전직 게임전문기자이자 프로게이머인 성모(33)씨도 가담했으며 전주들은 조직폭력배 출신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불법도박사이트에서 베팅수수료를 30% 가량 받고 승부조작 정보를 고의로 흘리거나 직접 배팅해 130~150%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일부 브로커는 PC방을 통째로 빌려 베팅회원들을 모집해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박상진 창원지검 특수부장은 “지금 대부분 프로게이머들이 1세대와 달리 고액연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은 유혹에 빠졌다가 브로커 등에게 빌미가 잡혀 빠져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불법도박사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는 이날 상벌위원회를 열고 박외식 전 감독과 최병현 선수에 대해 영구제명, 영구자격 징계조치를 내렸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