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이 1조원 규모의 현금 유상증자에도 실질적인 부채비율 개선은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대부분을 출자전환해야 한다고 15일 권고했다.
한신평은 이날 오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 점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며, 실질적인 유동성 대응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대우조선의 산업은행 차입금은 6월 말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순손실을 5000억원으로 가정할 때 대우조선해양이 1조원의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하면 부채비율이 연말께 424%로 개선된다. 여기에 출자전환 규모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면 부채비율은 333% 수준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만기 도래하는 3000억원 상당의 공모사채와 1150억원의 기업어음(CP) 상환에 대한 자체 대응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내년에는 7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온다.
홍석준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으로 영업부문의 잉여현금 창출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은행권의 차입금 만기 연장과 일부 자산 매각 등을 추진해도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와 CP 상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우조선이 현 수준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추가 부실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자본 확충과 현금 유입이 필요하다”면서 “충분한 자본 확충이 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하면 상당 폭의 추가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한신평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등 나머지 대형 조선사들도 당분간 큰 폭의 영업 및 재무 개선이 쉽지 않다며 추가 손실 발생과 재무구조 개선 노력 등에 따라
현대중공업에 대해선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해양 부문 수익구조의 구조적 개선 여부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당분간 유동성 보강이 필요하며 기업어음(CP) 비중이 높은 현대삼호중공업은 차입구조를 장기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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