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인 ‘앵그리버드’ 제작사인 핀란드 로비오는 전체 직원의 3분의 1인 26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감축 인원 대부분(230명)이 핀란드 본사 직원들이다. 로비오는 이미 지난해 말 110명의 인력을 한차례 감축했다.
이는 그동안 로비오가 게임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 페카 란탈라 최고경영자(CEO)는 “그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것들을 해왔다”면서 게임, 애니메이션, 소비자상품 등 3개 분야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로비오는 게임 외에도 ‘앵그리버드’를 이용해 교육, 테마파크 등 다른 분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해왔다.
로비오는 2012년에는 7680만유로(약 1000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정점에 올랐으나 이후 눈에 띄는 히트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순이익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72.6% 감소한 1000만유로 수준에 그쳤다.
핀란드 대표기업인 노키아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모바일 게임 등 소프트웨어 산업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로비오는 2009년 앵그리버드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뒀다. 때마침 핀란드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밀려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로비오와 같은 모바일 스타트업(신생기업)이 핀란드 경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노키아에서 빠져나간 인재들이 로비오와 같은 스타트업을 만들어 핀란드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변화가 빠른 모바일 게임산업은 제조업보다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모바일 게임들은 앵그리버드처럼 한번 결제하면 이후부터는 추가 비용없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인기를 잃었다. 대신 게임을 설치할 때는 무료로 즐길 수 있지만 게임을
지난해 8월 노키아 출신으로 로비오 CEO로 임명된 페카 란탈라는 “로비오가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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