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최전방부대의 경계가 최고 수준으로 강화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육군 병사들이 임무 수행을 위해 전역을 스스로 미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군이 포격 도발한 서부전선 일반전초(GOP) 부대인 육군 5사단에서 부분대장으로 복무하는 문정훈(24) 병장은 오는 25일 전역 예정이지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다.
문 병장은 24일 “도발행위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우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고 말했다. 또 같은 부대 포병연대에서 근무하는 민지홍(23) 상병도 다음 달 2일 전역 예정이지만 연기를 결심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이 있었던 서부전선에서는 육군 1사단 소속 조일(22) 병장과 오승현(23) 병장이 “수색대대 전투 영웅들을 위해 북한의 만행을 응징하고 전역하겠다”며 전역을 미뤘다.
중부전선의 육군 3사단에서 근무하는 조민수(22) 병장은 취업에 성공해 오는 25일 전역하고 9월부터 첫 출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병장은 “북한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백골부대의 일원으로서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는 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며 전역을 연기했다.
서부전선과 인접한 중동부전선 장병도 전역을 미룬 채 동료 전우와 함께 전선을 지키겠다고 나섰다.
오는 25일 전역 예정인 화천지역 육군 제7사단 독수리연대 소속 전문균(22)·주찬준(22) 병장은 전역기념여행을 취소하고 부대에 남기로 했다. 이들은 전역 다음날인 26일 먼저 전역한 선임 전우들과 함께 제주도행 항공권까지 예매했지만, 최전방 부대원으로서 동료와 함께 전선을 지키고자 항공권을 포기했다.
양구지역 육군 21사단 포병부대 소속 정훈 중사는 전역 전 휴가와 오는 28일 예정된 전역을 미루고 북한군의 포격 도발에 대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전선이 아닌 곳에서도 전역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서부전선 후방 5기갑여단 정동호(22) 병장과 김서휘(23) 병장, 김동희(24) 병장, 이종엽(23) 병장 등도 24일에서 다음 달 중순까지 각각 예정된 전역을 연기하기로 했다.
65사단에서 분대장으로 근무하는 서상룡(24) 병장은 전역까지 2주 이상 남았지만 현 상황 탓에 일찌감치 전역 연기를 결심했다고
24일 육군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역 연기를 신청한 병사는 50여명에 달한다.
육군은 “그 동안 훈련에 동참하거나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전역을 연기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실전 상황을 앞두고 스스로 전역을 미루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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