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 배용준의 결혼식장에 모인 팬들은 그야말로 ‘의리녀’들이었다.
27일 오후 6시 서울 광진구 광장동 W 호텔 애스톤 하우스에서 배용준과 박수진의 결혼식이 거행됐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같은 소속사 선후배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지난 5월 교제 사실을 알린 뒤 열애 5개월 만에 초고속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예식은 150석 정도의 소규모로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예상대로 식전 기자회견이나 포토타임 없이 언론 비공개로 진행된다.
하우스 웨딩인 만큼 하객들은 애스톤 하우스까지 차량으로 이동했고, 식장을 약 300m 전방에 두고 일반인의 출입은 모두 통제됐다. 배용준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일본 팬들도 물론이다.
이날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200여 명의 일본 팬들이 시시각각 모여들었다. ‘욘사마’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더운 날씨에 소품으로 등장한 부채와 양산 대용 우산에는 배용준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프린트돼 있어 ‘골수’ 팬들임을 짐작하게 했다.
대다수 일본팬이 50~70대인 가운데 이들은 배용준을 직접 볼 수 없는 상황임에도 아쉬운 기색보다는 상기된 얼굴이 다수다. 검게 선팅돼 누가 타 있는지 모를 차량이 지나갈 때에도 환하게 웃으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현장에 모인 일본 팬들은 “가족 같은 배용준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일본 여성은 “배용준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괜찮다. 결혼식 시간이 다가올수록 몹시 기다려진다”며 마음으로 건네는 축하 인사를 전했다.
예비신부 박수진에 대해 몇몇 팬들은 “귀여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부디 예쁜 아이 낳으시고 결혼 후에도 활동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2002년 ‘겨울연가’부터 13년 동안 오매불망해온 마음 속 스타를 한 여자의 남자로 떠나보내는 심정에 앞서, 마치 막내동생 장가 보내는 큰누나 같은 마음이 엿보였다. 13년의 팬심은 사랑보다 ‘의리’였다.
자신을 기다리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에서다. 소속사 측은 "배용준이 멀리서 찾아와준 팬들에게 성의를 보이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이날 결혼식 주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배용준과 평소 친분이 두터운 동아원 그룹의 이희상 회장이 맡았다. 사회는 배용준의 14년지기인 배우 류승수가, 축가는 박진영, 더원, 신용재가 각각 담당했다.
하객으로는 두 사람의 소속사 동료인 김수현, 한예슬, 임수정, 주지훈, 박수진이 속한 연예계 사모임 '하미모'의 멤버 정도만 참석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예식을 올린 후 28일 소속사 키이스트 식구들과 함께 경남 남해의 한 펜션으로 신혼여행을 떠난다.
psyo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