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규모 부실이 추정되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해 무역보험공사가 정부의 손실보전 약속을 전제로 신규 수주 선박을 위한 선수금지급보증(RG)에 동참할 전망이다. RG는 선주에게서 선수금을 받아 배를 만들던 조선업체가 정해진 기한에 배를 만들지 못하면, 조선업체가 받은 선수금을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하는 보증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은 최근 시중은행 여신담당자와 무역보험공사 관계자 등을 소집해 대우조선해양 채권에 대한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한편 무보에 신규 수주 선박에 대한 RG 발급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채권은행에 최근 대우조선에 대해 대출 한도를 줄였다면 이를 복구해 달라는 의사도 전달했다. 당국은 이번 사태로 인해 대우조선 계열사에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보고 정상적인 금융 거래를 이어가 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3조원 규모 부실을 홀로 짊어질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산은의 강력한 요청으로 수출입은행과 무보까지 RG 발급에 참여할 경우 산은의 자체 지원 규모는 1조원 대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무보는 경영위원회에 대우조선 지원 건을 상정하지 않고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무보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을 지원하려면 정부가 손실보전을 해주거나 향후 책임을 묻지 말아야 한다"며 "대우조선도 인력 감축
한편 대우조선은 부실에 대한 실사를 거의 마친 상태로 최종 조율을 통해 조만간 손실 규모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산은은 지난주부터 대우조선에 대한 고강도 재무실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범주 기자 /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