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최대 화두였던 그리스 부채 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코스피가 1%대 급등하며 안도랠리를 펼쳤다. 지난주 급락장을 주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도 모처럼 ‘사자’로 돌아섰다.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0.35포인트(1.49%) 오른 2061.5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2.08포인트 오른 2033.25에 개장한 후 장 초반 강보합을 유지하다 오전 11시를 지나 유로존 정상회의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협상 타결 기대감에 상승폭을 빠르게 키워나갔다.
지난주 코스피는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그리스의 국민투표에 중국 증시 급락 이슈가 불거지면서 지수는 2100선에서 1980선까지 100포인트 넘게 빠졌다. 하지만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 대외 악재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되면서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동안 45포인트 가량 반등하며 2060선까지 회복했다.
진통이 계속됐던 그리스 부채 협상은 최종타결까지 급물살을 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은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을 위한 타협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구체적인 합의사항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막판 협상 과정에서 일부 진통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증시를 비롯해 일본, 대만, 홍콩 증시 등 아시아 증시가 그리스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일제히 1% 이상 급등했다. 특히 불과 1개월여 만에 5100선에서 3300선까지 급락하며 패닉 양상을 보이던 중국 증시는 강력한 경기부양책 덕분에 지난 금요일 4% 넘게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3%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급락이 투심 악화에서 비롯된 만큼 2분기 GDP결과에 따른 정부의 추가적인 통화 완화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상승은 긍정적”이라며 “상반기까지 중소형주를 대안으로 부각시켰던 여타 불확실성들의 일부 완화, 코스닥과 중소형주 가격 부담, 코스피 하락 등을 고려하면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일부 대형주 중심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전업종이 상승 마감한 가운데 비금속광물, 증권, 건설업 등이 4~5% 급등했다.
매매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68억원, 6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9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이날 6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섰다. 프로그램은 99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를 제외한 9개 종목이 상승 마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4% 이상 올랐고 아모레G도 7% 이상 급등했다. 제일모직, 신한지주, LG생활건강 등도 2~3% 상승했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8개 상한가를 포함해 683개 종목이 올랐고 147개 종목이 떨어졌다.
관세청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에 따라 관련주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호텔신라와 하나투어는 각각 2.34%, 16.54% 오른 반면 탈락한 현대백화점(-2.87%), 신세계(-11.13%), SK네트웍스(9.32%) 등은 동반 하락했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19만1000원까지 하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한라홀딩스도 핵심 자회사 만도의
코스닥은 18.74포인트(2.56%) 오른 749.46에 마감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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