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창용불패’ 임창용(39)이 LG전 트라우마를 털어내는 이틀 연속 세이브를 올렸다.
임창용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4-1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1안타 2삼진 2볼넷으로 천신막고 끝에 시즌 13세이브째를 올렸다. 동시에 LG전 이틀 연속 세이브 행진.
쉽지 않은 마무리였지만 어쨌든 승리를 무사히 지켜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상대가 올해 임창용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LG였기 때문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다.
임창용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9경기서 2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모두 LG전. 임창용은 해당 경기서만 7점을 내줬다. 이외의 17경기서는 무실점 역투를 펼치고 있는 임창용이었기에 LG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기도 했다.
↑ 사진=곽혜미 기자 |
여기에도 숨은 사연은 있었다. 차우찬은 29일 경기서 8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8회까지 투구수는 딱 100개. 완투를 노려볼만한 상황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임창용을 택했다.
30일 경기 전 류 감독은 “차우찬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만약에 세이브 상황인데 마무리 투수를 안올렸을 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되묻더니 “‘감독이 나를 못 믿나’라는 생각을 틀림없이 할 수밖에 없다. 불펜에서 세이브 상황에 대기하고 있다가 못 나오게 되면 마무리 투수들은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창용이 올해 LG전에서만 실점을 했다. 그런데 내보내지 않으면 오해를 할 수 있다. 선수와 감독간에 신뢰가 깨지면 불신이 생긴다”면서 “물론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이 선수를 못 믿으면 어떻게 하나. 올리면서 ‘그래 맞더라도 마음껏 던져라’는 마음으로 올렸다. LG와도 앞으로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언제까지 피해갈 수는 없다. 여기서 피하게 되면 감독도 선수도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면승부를 택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감독의 무한 신뢰를 등에 업고 30일 다시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은 어려움 속에서도 임무를 완수했다. 9회 선두타자 나성용에게 우측 방면의 2루타를 맞았다. 우익수 박한이가 힘차게 글러브를 뻗었지만 닿지 않았다.
이어 이병규(7번)와 문선재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김용의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날 경기를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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