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막내 kt 위즈가 지난 4월 11일 역사적인 창단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내친김에 연승까지 내달렸다. kt는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두 경기를 잡아내며 지긋지긋한 11연패에서 탈출한 데 이어 분위기 상승세 속에서 오는 14~16일 홈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첫 승과 첫 연승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계속됐다. 코칭스태프는 끼니도 거르고 선수들을 지도했고, 선수들은 휴식 없이 고된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지칠 법했던 선수단을 깨운 것은 ‘10번타자’라 불리는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이었다.
↑ 지난 11일 창단 첫 승을 올리고 기뻐하는 kt 위즈 선수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이 글은 10연패에 빠져있던 지난 10일 경기를 앞두고 전력 분석 미팅 시간에 선수단에 공유됐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낭독됐고, 선수들에게 인쇄물로 따로 배부되기도 했다. kt는 당일 경기는 졌지만 11일 첫 승을 신고한 데 이어 연승까지 내달리면서 팬들의 성원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선수들은 “첫 승을 해서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김민재 수비코치는 “끝까지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선수들에게 ‘팬들도 이렇게 응원해주시는데 연패에 연연하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감동적인 응원에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자칫 패배의 무기력함에 빠질 뻔 했던 선수들의 마음 역시 뜨거워졌다. 박경수는 “정말 많이 감동을 받았고 짠했다. 선수들 모두 그렇게 느꼈다”며 “팬들이 이렇게 응원해주시는데 첫 승이 길어져 죄송했다”고 말했다. 신예 이지찬의 반응은 좀 더 격정적이었다. 이지찬은 “그 글을 읽고 정말 울 뻔했다. 역시 팬들이 있으니까 힘이 난다. 우리를 그렇게 응원해주는 분이 계시는데 힘을 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김동명도 “팬들께 늘 미안했다. 경기에서 지고 인사하러 나갈 때마다 팬들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첫 승을 하고 처음으로 팬들을 쳐다볼 수 있게 된 것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김사연 역시 “우리를 이렇게 응원해주는 팬이 있구나 싶어 정말 고마웠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인 팬의 메시지에 감사를 표했다.
선수단을 향한 ‘10번타자’의 진심은, ‘마법사 군단’을 움직이는 가장 큰 마법이었을지도 모른다.
↑ 지난 8일 연패에 빠져있던 kt 위즈에 힘을 주고 있는 한 팬의 응원 문구.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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