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세대들은 공산주의권 사회에서 서로를 지칭할때 쓰는 ‘동무’나 ‘동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풍조가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같은 젊은이들의 언어 세태를 ‘자본주의 바람’에 따른 사회 기강 해이로 인식하고 계도에 나선 정황도 포착된다.
5일 북한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가 발행하는 계간지 ‘문화어학습’ 최신호는 ‘언어생활에서의 문화성과 언어예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젊은이들이 ‘동지’와 ‘동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경향을 지적해 눈길을 끈다. 논문은 “(현재) 일부 사람들과 청소년들은 ‘동지’, ‘동무’라는 말울 회의나 공식적인 장소에서만 쓰고 어느 때는 거친 말을 하거나 심지어 윗사람이나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반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화어학습’은 우리로 치면 국립국어원이 발행하는 계간지 ‘새국어생활’에 해당하는 권위있는 어문분야 잡지다.
‘동무’는 북한 조선말 사전에 “로동계급의 혁명사업을 이룩하기 위하여 혁명 대오에서 함께 싸우는 사람을 친근하게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돼 있다. 이에 비해 ‘동지’는 “사상과 뜻을 같이하고 같은 목적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을 지칭하며 다소 직위가 높은 사람에게 흔히 쓰인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에 대해 흔히 ‘김정은 동지, 리설주 동지’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북한은 인민학교(초등학교)때부터 조직생활을 통해 ‘동무’나 ‘동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엄격히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젊은 세대들의 자유분방한 언어생활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이러한 현상이 북한 곳곳에 널리 퍼진 남한의 영화·드라마와 시장화 확산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국 차원에서 이미 사회에 만연한 언어습성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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