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1일(16:0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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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인수후보군 중 일부가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전에 뛰어든 사모펀드들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지닌 금호아시아나그룹 눈치 살피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이 이들에게 간접적으로 인수포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한 4곳의 사모펀드(MBK·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IMM·자베즈)중 일부가 인수전 포기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 인수전에는 당초 신세계와 호반건설을 포함해 총 6곳의 인수후보군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신세계가 인수전 참여를 철회한 바 있다.
인수전에 참여한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측에서 간접적인 방식으로 인수를 중도에 포기했으면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실사 단계까지 모두 참여해 인수전에 계속 뛰어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고속 매각 당시 매각을 방해한 전례가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금호산업 채권단이 매각주체인 만큼 '인수전에서 빠져달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인수전 참여 사모펀드에게 비공식적으로 인수포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적투자자(FI)인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인 주요기업들이 금호아시아나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점도 인수전에 소극적인 이유로 꼽힌다. 또 다른 인수전 참여 사모펀드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기업인 금호산업을 박삼구 회장이 가져가야한다는 암묵적 합의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기업들이 속내로는 금호산업을 인수하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재계의 분위기상 이를 실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단순히 기업을 들여다 보는 기회를 잡는 차원이라면 인수전에 남을 수 있겠지만 재계에서 금호산업에 대한 금호아시아나의 종주권을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가 완연하다면 인수전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지역정서 등 비경제적 요소가 대두되는 것에대해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측은 “사실무근이며 매각과 관련해 어떠한 행동도 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주채권은행으로 금호산업 매각에 나선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후보군에 대해 매각방해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도 포기의사를 내비친 인수후보군은 현재까지 없다”면서도 “금호아시아나측이 매각방해 행동을 했다면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할 것이고 이럴 경우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박삼구 회장의 의도가 관철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인수후보군간 합종연횡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대금이 1조원을 넘지는 않아 자금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합종연횡할 경우 경영권을 누가 가져갈지 등 셈법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인수후보군이 많지 않고 자금도 인수전 참여펀드들의 자체조달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인수전 초반인 현재 상황에서 다른 후보군과의 연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중순까지 적격후보 5곳에게 실사기회를 부여한 후 4월말이나 5월초 본입찹을 거쳐 인수후보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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