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생들이 중국 유학을 기피하고 있다. 중국에선 미국인이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환경오염도 심각해 건강문제도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률이 지난 몇 년간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유학프로그램(UCEAP) 조사에 따르면 미국 학생이 중국 유학길에 오르는 경우는 4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워싱턴 유학프로그램 운영학원 CET도 미국 학생들의 중국에 대한 흥미도가 2013년부터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9년과 2013년 사이 미국 대학에서 중국어 수업을 듣는 학생 수는 총 6.7% 감소해 10년만에 최저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2012년과 2013년 중국 유학을 떠난 미국 학생은 전년 대비 3.2% 하락해 1만4413명을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이 영어와 중국어 둘 다 완벽한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중국인을 선호하면서 외국인은 중국 일자리시장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유학중인 미국인 이안 웨이스거버는 “중국어도 배우고 연봉이 높은 직업을 찾아 중국에 왔지만 많은 중국인들이 중국어는 물론 영어도 나만큼 잘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중국의 환경오염이 국민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것도 미국인들이 중국 유학을 기피하는 이유다. 수도 시설이 없는 중국 농촌에서는 1억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종 농약이나 농자재, 축산폐수 등으로 오염이 심각한 지하수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다. 최근에는 중국 환경오염을 고발한 다큐멘터리가 공개돼 국민적 화제를 얻기도 했다. 에이비안 쿠 미국인 중국 유학생은 “중국에 온 뒤로 배탈도 많이 나고 각종 질병에 걸린다”며 “중국의 대기, 수질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이 많지 않은 것이 유학 감소 요인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
반면 중국인 미국 유학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2014년 중국 유학생 수는 전년 대비 16.5% 올라 27만4000명을 기록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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